미국, 가공식품에 트랜스지방 사용금지 추진

FDA 최종 확정땐 국내 식품업체 수출 타격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가공식품에 트랜스지방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만약 FDA의 '트랜스지방 제로(0)' 규제 도입이 최종 확정되면 국내 식품업체의 미국 현지 수출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FDA는 7일(현지시간) "과학적 근거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트랜스지방이 음식에 사용하기에는 안전하지 않다는 잠정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FDA는 잠정 결론에 대해 60일간 의견을 청취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침이 최종 확정되면 트랜스지방은 '식품 첨가제'로 분류돼 규정에 따른 허가 없이는 식품에 이용할 수 없게 된다. FDA는 다만 관련 업계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현재 트랜스지방을 식품에 첨가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성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준비 기간을 부여할 방침이다.

마거릿 햄버그 FDA 국장은 성명에서 "미국에서는 지난 20여년간 해로운 트랜스지방의 사용이 줄었지만 여전히 공공 보건에 대한 심각한 우려로 남아 있다"면서 "오늘 발표는 트랜스지방의 잠재적 위험에서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한해 심장마비 환자 2만명, 심장질환 사망자 7,000명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랜스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동시에 좋은 콜레스테롤을 줄이기 때문에 심장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뉴욕시는 지난 2007년부터 식당에서 트랜스지방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FDA는 2006년 식품업체에 대해 트랜스지방 사용 여부를 제품에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FDA에 따르면 미국 국민은 한해 4.7파운드(약 2.13㎏)의 트랜스지방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우리 시의 트랜스지방 규제 방침이 전국적인 표준이 됐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 권익보호 단체인 미국공익과학센터(CSPI)는 "트랜스지방은 심장병 발생 확률을 높이는 등 건강에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기업 및 식당이 사용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트랜스지방이 업계에서 퇴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레스토랑협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규제에 대한 파장을 광범위하게 논의한 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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