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귀화해 한국인으로 살아오면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출신으로 관광공사의 수장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만큼 세계 속에 한국 관광을 꽃피우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29일 한국관광공사 신임 사장에 임명된 독일 출신의 귀화 한국인 이참(55ㆍ사진)씨는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한국인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애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전통의 멋과 아름다움을 세계인에게 알린다면 그들도 한국의 매력에 충분히 빠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밝혔다. 이 사장은 “한 국가의 관광을 책임지는 관광공사 사장 자리는 무엇보다 커뮤니케이터(의사소통자)로서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방송이나 대학강사, 대기업 고문 등 많은 일을 하면서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능력을 키운 만큼 외국인들에게 ‘관광하기 좋은 나라’라는 한국의 이미지를 심고 이해시키는 데 내 경험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 출신이 전세계에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세일즈하는 관광공사 사장이 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브랜드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 관광의 비전에 대해서도 그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관광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 관광상품의 가치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점”이라며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역사ㆍ문화 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이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개발ㆍ포장ㆍ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출신 1호 공기업 사장으로서 느끼는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그는 “내 일생의 절반을 살아온 한국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사명감이 있었지만 외국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고위직에 임명된 만큼 좋은 선례를 남겨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본명이 베른하르트 콴트인 이 사장은 독일 구텐베르크대에서 불문학과 신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트리니티신학대학에서 상담학박사를 수료했다. 종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우연히 들른 한국의 매력에 빠져 지난 1978년부터 한국에 정착한 그는 1986년에는 아예 귀화해 ‘독일 이씨’의 시조가 됐다. 당초 나라 ‘한’, 도울 ‘우’를 써 이한우라는 이름을 가졌던 그는 2001년 참여할 ‘참’을 넣은 ‘이참’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 1982년 결혼한 한국인 아내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