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판교' 분양시장 희비

하남 '풍산 에코타운' 전평형 1순위로 마감
김포 장기지구·부천등은 경쟁률 비교적 저조

‘포스트 판교’의 수요를 노리고 지난 주 청약에 들어갔던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판교에 버금가는 지리적 여건을 갖춘 하남은 뜨거운 청약열기를 내뿜은 반면 김포ㆍ부천은 저조한 경쟁률을 보이며 한숨만 내쉬었다. 15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하남도시개발공사가 지난 10일부터 경기 하남시 풍산지구에서 분양한 ‘풍산 에코타운’은 전 평형 1순위 마감이라는 호성적을 올렸다. 청약저축 통장으로 지원할 수 있는 33평형의 경우 타입별로 최저 2대1에서 최고 9대1의 고른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됐다. 단 6가구만 나온 42평형에는 무려 1,137명이 몰려 경쟁률이 190대1에 달했고 92가구를 모집한 38평형에도 4,574명이 지원, 50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953가구로 이번 분양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한 33평형의 경우 원가연동제(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라 계약후 10년간 전매가 제한되는 등 판교와 똑 같은 규제를 받았는데도 판교 못지 않은 뛰어난 입지여건이 부각되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이번 풍산 에코타운의 분양 성공은 판교를 계기로 주요 개발축인 수도권 동남부에 한층 더 많은 관심이 쏠려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며 “앞으로 분양될 주요 단지들도 이런 분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포 장기지구에서 나홀로 분양에 나선 ‘우미 린’은 전 평형에서 대거 미달이 발생하는 의외의 결과를 보였다. 총 402가구 모집에 251명만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0.6대 1에 불과했다. 지난 3월 진행됐던 장기지구 동시분양이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을 거뒀던 데 비하면 심각한 부진이다. 대우건설이 부천에서 분양한 ‘부천 중동역2차 푸르지오’ 역시 역세권이라는 강점과 브랜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10개 평형 중 5개만 순위내 마감되는 비교적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김포ㆍ부천은 강남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수도권 서북부여서 투자수요를 끌어들이기 힘들다”며 “분양이 예정돼 있는 수도권 동남부의 하남 풍산지구, 용인 성복동, 성남 도촌지구, 의왕 청계지구 등과 이외 지역과의 격차가 앞으로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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