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소장품 75년만의 외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서 내년 3월 80여점 전시

국보급 문화재의 보고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품이 간송미술관 설립 이후 76년 만에 처음으로 담장 밖 외출에 나선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재단법인 서울디자인재단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공동 전시를 진행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문을 여는 내년 3월 21일에 맞춰 진행되는 1부 '간송의 문화재 수집과 보호 이야기'(가칭)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상감청자운학문매병(국보68호), 혜원전신첩(국보135호) 외 국보 6점, 보물 4점을 포함해 총 80여점이 전시된다. 3개월 후 열리는 2부 '보화각, 간송이 모은 민족문화재 이야기'(가칭)에서는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금동삼존불감(국보73호), 금동삼존불입상(국보72호)를 비롯해 추사 김정희,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오원 장승업의 서화 등 문화재 80여점이 선보인다.

간송미술관이 소장 미술품을 외부 공간에서 대거 전시하는 것은 1938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그 동안 좁고 오래된 전시공간(연건평 528㎡) 때문에 애를 먹던 간송미술관은 지난 8월 이사회를 열어 비영리공익법인 간송미술문화재단으로 재출범했다. 이날 서울디자인재단과의 계약식을 통해 앞으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넓은 공간(약 1,421㎡)에서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재단 관계자는 "낡은 건물과 시설이 견딜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설립됐고 서울디자인재단과의 협약식에 이어 계약에 이르게 됐다"며 "공동전시를 통해 간송미술문화재단의 소장품뿐 아니라 우리 문화발전에 도움이 될 다양한 전시와 문화 콘텐츠를 생산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료는 일반 8,000원으로 전시 공간의 유지와 관리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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