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 엔저쇼크 현실화] 도요타는 미국 판매 7% 껑충

상장사 경상익 28% 급증
신일철은 30% 이상↑
일본내 설비투자도 확대
벌써 '보너스 잔치' 준비


국내 제조업체들이 엔저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일본 기업들은 엔저를 타고 비상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엔저로 높아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과 경합하고 있는 자동차ㆍ전자ㆍ철강 등 주요 업종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엔저 특수가 본격 반영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보너스 잔치도 준비 중이다.

1일 니혼게이자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일본 전체 상장기업의 10%에 해당하는 149개사가 2012 회계연도(2012년4월~2013년3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올해 회계연도의 경상이익은 전망은 전년 대비 무려 28%나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엔저의 최대 수혜 업종은 자동차 기업들이다. 다음달 8일 실적을 발표하는 도요타자동차의 지난해 회계연도 순이익은 5년 만에 최대인 8,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는 엔화가치가 1엔 떨어질 때마다 경상이익이 350억엔씩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특히 엔저 효과에 힘입어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량이 7% 늘었다.

혼다의 경우 2013년 회계연도 세전이익이 7,800억엔으로 지난해보다 6% 증가해 금융위기 이전인 2007회계연도의 90%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당 예상 환율을 전년 84엔에서 올해 95엔으로 조정한 것만으로도 2,500억엔의 이익증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엔저 수혜를 입기는 철강업종도 마찬가지다. 일본 최대 철강기업 신일철의 경우 2012회계연도 하반기 경상이익은 400억엔으로 상반기(303억엔)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쓰러져가던 일본 전자업체의 거인인 소니도 모처럼 웃었다. 소니는 4ㆍ4분기(올 1~3월) 순이익이 400억엔으로 5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소니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6조8,000억엔, 영업이익은 전년 672억엔 적자에서 2,300억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제조업들은 이 같은 실적호전에 힘입어 보너스 인상도 계획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115개 기업들 가운데 제조업들의 보너스는 6.25% 인상될 예정이다. 특히 마쓰다(31%), 혼다(18.56%), 도요타(15.16%) 등 자동차 업체들은 두자릿수의 보너스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또 엔화 가치 하락으로 자국 내 공장의 생산 단가가 떨어지자 일본 내 설비투자도 늘리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올해 4~9월 일본 생산 물량을 20만대 정도(전체의 10%) 더 늘리기로 했다. 닛산도 올해 하반기 계획하고 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미국 생산을 연기하고 내수용 신차를 중심으로 100만대에 달하는 생산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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