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가 4일 「히트제품의 성공비결」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제안한 상품 히트화의 키워드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98년, 99년 히트상품분석을 통해 어떤 상품들이 어떤 경과들을 거쳐 시장에서 성공했는지를 분석했다.보고서는 일본 기업들이 불황이 닥치거나 사회적 빅이벤트가 있을때마다 대형 히트제품을 개발, 출시에 성공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일본기업들은 59년 황태자 결혼식과 64년 도쿄올림픽 등 빅이벤트를 거치면서 3신기(神器)인 흑백TV, 세탁기, 냉장고와 3C인 컬러TV, 에어컨, 자동차 등 제품들을 히트시키면서 가전왕국으로 기반을 다졌다. 또 70년대 2번의 오일쇼크를 거치면서도 생(省)에너지제품, 소형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출시해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기업의 이같은 상품 히트화 비결은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캐릭터상품과 키튼(어린이·청소년) 대상의 신제품은 불황이 없다= 미디어의 발달로 캐릭터 관련 신제품이 크게 히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닌텐도사가 지난 96년 발매해 제 2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 포켓몽(포켓 + 몬스터) 게임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인 캐릭터 상품. 이 소프트웨어의 성공으로 완구, 잡화, 식품 등 40개 이상기업이 캐릭터 사용계약을 체결해 2,000개 정도의 캐릭터 제품이 출시되었으며 전일본항공(ANA)은 여객기 동체에 포켓몽을 새긴 광고에 힘입어 탑승률이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빵, 카레, 만보계 등 캐릭터와 무관할 것 같았던 제품들도 캐릭터를 도입하면서 급속한 매출증가를 기록했다.
이같은 캐릭터화와 함께 또 하나의 히트화 비결은 키튼(어린이·KIDS + 십대청소년·TEENS)대상 신제품에는 불황이 없다는 것이다. 즉 소비 주도계층이 10대와 20대 여학생층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성공한 제품은 전계층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키튼계층의 구매패턴이 학용품, 의류 등 저가제품중심에서 최근에는 개인용컴퓨터(PC) 등 고가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실제 일본의 99년 히트상품인 「헬로 키티」는 키튼을 겨냥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 이 제품은 리본을 매고 있는 귀여운 고양이를 캐릭터화해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캐릭터를 개발한 산리오사는 90년대 이래 계속된 적자상태에서 일거에 흑자상태로 돌아섰으며 2만여가지 이상의 캐릭터상품이 쏟아져 나와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할 정도가 됐다. 이미 한국에도 「헬로 키티」브랜드가 진출한 상태다.
◇황금어장인 정보통신과 디지털 비즈니스= 정보사회의 관건은 누가 얼마나 빨리 많은 정보를 구할수 있는 것인가에 착안하면 히트상품을 만들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일본전신전화(NTT)의 자회사인 NTT도코모가 개발한 「포켓보드」는 간단한 전자메일 전용 단말기로서 정보기기 조작이 미숙한 20대 여성층의 호응에 힙입어 성공한 상품. 포켓보드는 98년초 출시 5개월만에 당초 계획에 10배를 초과하는 50만대의 판매실적을 보였으며 올해에는 휴대전화, 인터넷, 호출기 등의 기능을 추가한 「포켓보드」시리즈를 발매했다.
이와함께 정보통신과 가전을 접목한 정보가전도 중요한 히트상품 트랜드다. 실제 지난해 가을 소니사가 모션아이라는 디지털 카메라를 내장해 출시한 「VAIO」 노트북PC는 이같은 추세를 반영, 큰 성공을 거뒀다.
◇건강, 노인 관련제품도 항상 각광받는다= 의료, 복지 등의 영향으로 고령화사회로 갈수록 건강과 노인관련제품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는 히트제품으로는 발기불능치료제인 바이아그라와 노인용 종이기저귀 등이 있다.
◇외국자본제품들도 몰려온다= 대규모 유통망과 새로운 판매기법들로 무장한 외국기업들은 진출과 함께 크게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외국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금융상품들을 가지고 일본진출을 크게 확대했으며 올해에는 유통·서비스 분야의 외자계 전문점과 체인점의 일본진출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인 장난감체인인 토이저러스와 보석전문점인 티파니가 일본 진출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생명관련 제품이 뜬다= 환경친화적이거나 에너지 절약상품에 대한 소비자 호응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에는 유전자 조작 등의 우려로 소비자의 제품구매요인이 품질과 안심할 수 있는 가로 변화하고 있다. 98, 99년동안 일본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비유전자 조작 농산물과 무공해 전기차, 생수 등이 이런 개념에 착안해 성공한 제품이다.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