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브랜드 '데렐쿠니' 이탈리아서 돌풍

론칭 3년만에 300만弗 매출 올려


제일모직이 유럽 선진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여성복 브랜드 ‘데렐쿠니(DERERCUNY)’가 패션 본산지인 이탈리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론칭한 지 3년밖에 안 된 데렐쿠니 브랜드가 이번주 밀라노에서 열린 ‘2008/2009 가을ㆍ겨울(FW) 여성복 컬렉션’에서 주목받으며 세계 패션시장의 중심대열에 들어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데렐쿠니는 제일모직이 유럽 선진시장을 타깃으로 한 명품 브랜드로 지난해 300만달러(한화 약 28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최근 몇 년간 이탈리아 패션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규 브랜드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데렐쿠니는 중국과 인도의 저가 섬유제품의 공세를 타개하기 위해 제일모직이 새로운 전략사업 분야로 삼은 럭셔리 패션의 첨병 브랜드. 제일모직이 지난 2003년 국내 패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밀라노에 현지법인을 설립,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육성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첫 투자에 나선 브랜드가 바로 데렐쿠니다. 빈폴과 갤럭시ㆍ라피도 등의 브랜드로는 중국을 중심축으로 해 신흥시장을 공략한다면 데렐쿠니 브랜드로는 멋과 아름다움 등 가장 높은 패션성이 요구되는 여성복으로 선진시장에 승부수를 던졌고 서서히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는 것. 데렐쿠니의 이 같은 성공에는 제일모직 상무로 영입된 이정민 책임 디자이너의 공로가 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스카다 코리아, 피오루치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일하던 이 상무가 데렐쿠니를 맡은 지 1년 만인 2006년 니먼 마커스 등 미국 고급 백화점을 비롯한 15개국 35개 업체에서 200만달러어치를 수주하면서 이탈리아 ‘보그’ 잡지는 데렐쿠니를 ‘떠오르는 최신 브랜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공 뒤에는 물론 제일모직의 과감한 투자도 간과할 수 없다고 WSJ는 분석했다. 제일모직은 2005년부터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면서 장래가 촉망되는 신진 한국계 디자이너를 3~5명씩 선정해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등 해외 디자이너 발굴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데렐쿠니 브랜드를 위해 지금까지 2,200만달러를 투자했고 오는 2012년까지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더욱이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후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2006년 상무로 승진한 이건희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35) 기획총괄 상무가 신상품 기획 및 해외 네트워크 관리를 주도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상무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데렐쿠니 브랜드의 목표는 프라다ㆍ클로에ㆍ돌체앤가바나 등과 같이 세계 최고 수준의 1등급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데렐쿠니는 3월 말 제일모직이 아시아 1호 매장으로 국내에 오픈할 예정인 이탈리아 유명 멀티숍 ‘10 코르소 꼬모’에 입점,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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