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채권단이 이번 주에 3차 구제금융 초안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여전히 그리스가 추가 개혁에 합의해야 한다고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반면 기존에 독일과 함께 강경 노선을 보였던 핀란드 등이 구제금융 합의에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어 독일의 고립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초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왔던 유럽연합(EU) 외교관들조차 오는 20일 전까지 포괄적인 합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는 20일 유럽중앙은행(ECB)에 32억유로(4조873억원) 규모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날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과 채권단은 6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 끝에 폭넓은 개혁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500억유로 규모의 민영화 계획의 세부 내용과 이자를 제외한 재정 흑자 규모를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 수준에서 2018년 3.5%까지 끌어올리는 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U 소식통들은 전면적인 합의를 더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독일이 주장하는 50억유로 규모의 브릿지론도 여전히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은 오는 11일까지 구제금융 초안에 합의하고 이번 주말에 의회 승인을 마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막판에 협상의 장애물이 나오지 않으면 이번 주에 합의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렇게 되면 유로존 재무장관협의체인 유로그룹은 14일 회동해 합의안을 승인하고 독일 등 의회 승인이 필요한 다른 유로존 회원국들이 20일 이전에 의회 승인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
3차 구제금융 합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독일이다. 옌스 스판 독일 재무차관이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급하게 합의하는 것보다 빈틈없는 합의가 낫다”고 주장하는 등 여전히 추가 개혁을 요구하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한 EU 소식통은 그러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구제금융 반대 입장을 고집한다고 해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의 고립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