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방송국 솔루션을 개발하는 B사의 박 모 사장은 최근 대기업의 횡포를 절감했다.
B사는 그동안 자체 개발한 인터넷방송국 구축 솔루션을 전국의 초ㆍ중ㆍ고교에 납품해왔다. 대기업이 경쟁사인 B사는 학교당 3,000만원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구축비용으로 30여개 학교의 인터넷 방송국을 구축, 이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강남의 한 초등학교의 인터넷 방송국구축을 위해 입찰경쟁에 나섰다가 국내 최대 기업인 S전자의 제안서를 다른 경로를 통해 전해 받고 격분했다.
S전자 교육정보화 테스크포스팀 명의로 된 이 제안서에는 B사의 인터넷 방송 솔루션을 철저히 왜곡했다는 것이 박 사장이 격분한 이유다.
S전자는 비교제안서에서 B사의 제품 용도를 인터넷 방송용이 아니라 `DVR과 웹 감시용``으로 제한했으며 전송방식도 B사 제품이 스트리밍 방식인데 다운로드 방식으로 표현했다.
또 최대 프레임 수도 S전자는 자사 제품을 초당 30프레임으로 표현하면서 B사제품은 15프레임으로 의도적으로 줄여 제안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B사장을 더욱 흥분케 했다. 이 회사제품은 방송방식에 따라 25~30프레임을 보여주며 특히 국내방송 방식인 NTSC방식에서는 30프레임을 보여준다. 박 사장은 이외에도 S전자측이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적인 왜곡이 곳곳에 있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S전자의 제안서를 보면서 실소를 금치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는 것이다.
S전자의 제품비교자료가 이미 B사와 논란을 벌였던 또다른 대기업인 D정보통신의 그것과 거의 같은 포맷이라는 점이었다. B사는 이미 이전에 D사의 제품 비교자료에 대해 내용증명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이에 대해 D사로부터 사과를 받아냈었다.
다만 S전자는 이번 비교자료에서는 B사를 구체적으로 표시하지 않은채 `타사제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부항목에 들어가서는 B사제품을 자사제품과 직접 비교하는 얕은 술수를 썼다.
국내 280만 중소기업들은 직간접적으로 대기업과 협력ㆍ경쟁하고 있다. `순망치한`이라는 표현대로 서로가 서로에게 필수적이고 보완적인 관계다. 그리고 이런 관계는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대기업들은 명심해야 한다.
<온종훈 기자(성장기업부) jho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