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의 주문형비디오(VOD)가격 인상 요구에 대응해 유료방송업체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일부 지상파 방송사와 KT의 고위 관계자들이 만나 VOD 가격 협상에 나섰지만 끝내 무산됐다. VOD 가격을 종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 인상하겠다는 지상파 주장이 수용되지 못한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26일까지 협상을 한다고 못 박아 둔 상태. 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유료방송업계도 공동으로 지상파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는 50% 가격 인상을 각 유료방송 플랫폼에 제시하며 사실상 한 목소리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반면 유료방송플랫폼은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협상에 임했왔다.
유료 방송 업계 관계자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업계가 지상파 방송사의 가격 인상에 대해 함께 대응한다는 입장을 정했다"며 "이에 맞춰 앞으로 유료방송업계는 공동으로 한목소리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케이블TV도 VOD 플랫폼 홈초이스를 통해 지상파 VOD 가격 인상안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3사의 고화질(HD)급 VOD 가격은 1,000원. 지상파 3사와 달라 tvN, 엠넷 등 CJ E&M 계열 PP의 VOD 가격은 1,500원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VOD 50%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HD급 VOD 가격은 2009년 당시 1,000원으로 책정 뒤 수요는 급증하는데 가격 변동은 한 번도 없었다"고 VOD 인상 근거를 밝혔다.
반면 이번 VOD 가격이 올라가면 앞으로 월 정액제 VOD 가격도 연쇄적으로 인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유료방송업계의 지적이다.
한 IPTV 업계 관계자도 "재송신료(CPS), VOD 등 지상파가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을 올리려 하고 있다"며 "다른 부분은 플랫폼이 가격 인상분을 흡수할 수 있지만 VOD의 경우 가격 인상이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