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대차 노조, 해외공장 확대 이유 아직도 모르겠나

현대자동차 노조가 자사의 해외공장 확대를 막기 위해 본격 대응에 나선다고 한다. 노조의 일자리 수호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앞뒤가 완전히 뒤바뀐 대응논리가 놀라울 뿐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유인물에서 "무분별한 해외공장 확대 방지가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올해의 임금 및 단체협약과 연계해 강제로 막을 방안을 적극 강구하기로 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노조는 "중국 4, 5공장은 눈앞에 다가왔고 미국 공장과 인도 공장 신설계획도 보도됐는데 이것이 현실이 되면 국내 공장 생산량은 해외 대비 3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노조는 해외공장의 장악력을 확대하고 국내 생산량 확보와 고용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현대차는 6년 전만 해도 국내공장 생산비율이 60%를 상회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절반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물론 이 같은 수치변화는 회사 측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판매 신장에 힘입은 것이지만 국내 노조의 역기능이 기여한 몫도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공장의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 생산직 1인당 평균 연봉이 8,000만원을 넘는데다 각종 복지혜택까지 포함할 경우 1억원에 육박한다. 중국·브라질·체코는 물론 미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 한 대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도 해외공장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은 14.8시간, 체코가 15.7시간인 데 비해 국내공장은 무려 27.8시간이나 된다. 브라질·터키 공장보다 못한 세계 꼴찌다. 이렇듯 생산성은 낮은 판에 파업은 연례행사다. 현대차 노조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야말로 밖으로 나가려는 회사가 아니라 생산성 향상임을 알 수 있다. 그러지 못하는 한 노조의 국내공장 일자리 수호는 공염불로 끝날 수밖에 없다.

요즘 들어 국내 도로에 수입차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노조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단적인 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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