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주주를 위한 은행들의 배당잔치

국내 은행들의 막대한 이익과 외국인주주에 대한 배당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기업과 개인의 금리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반해 은행들은 엄청난 흑자를 내고 있고, 또 그 돈으로 외국인 주주들의 배를 불려주는데 쓰고 있다는 것이다. 외형만 놓고 보면 은행들은 이 같은 비난을 받을 만하다. 지난 2년 동안 국내 은행들이 올린 순이익은 13조여원씩에 이른다. 2년 동안 번 흑자는 무려 27조원을 넘는다. 지난해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한 15개 상장회사 가운데 은행이 무려 6개나 들어갔다. 수익의 대부분은 부동산담보대출과 예대마진확대를 통해 이뤄졌고 영업대상은 주로 대부분은 신용능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개인들이었다. 문제는 막대한 수익을 국제경쟁력향상 등 성장기반을 확대하는 데 쓰지 않고 매년 2조원이 넘는 돈을 외국인주주에게 배당하고 있으니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은행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비난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더구나 외국인배당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치함으로 인해 빚어진 결과다. 주식회사의 기본은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있다. 공적기능이 강하다고 하지만 국내은행도 이 원칙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영업행태가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한 은행들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차제에 국내자본에 의한 토종은행 육성방안도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은행의 수익창출능력도 선진화돼야 한다. 합병바람이 불면서 외형은 엄청나게 커졌지만 수익을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행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시장과 내수경기가 위축될 때마다 금융불안이 우려되고 있는 것은 국내 은행들의 수익기반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다. 이제는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UBS와 ING 등 선진 은행들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시장을 상대로 파생상품, 기업인수ㆍ합병,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높은 예대마진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그러한 수익의 상당부분이 외국인주주에게 돌아가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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