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으로 한숨을 돌린 항공업계가 고유가라는 복병을 만났다.
탑승객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에드워드 배스티안 회장은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경기 침체 우려보다 유가가 더 큰 근심거리"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87달러에 이르는 등 유가 상승이 심상치 않음을 지적한 것이다. 항공 업계의 수익은 유가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유가가 75달러 일 때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6%에 이른다.
델타항공의 경우 유가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헤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제트유 구입을 위해 지난 1분기 갤런(약 3.78리터)당 2.23달러를 지불했지만, 2분기에는 2.37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아직까지는 견딜만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인 제이미 베이커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91달러 이하로 유지된다면 경기 회복에 따른 이익 증가 속도가 유가 상승분을 충분히 만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8년 노스웨스트와 합병한 델타항공은 연간 10억 달러에 이르는 시너지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유가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항공사간 인수ㆍ합병(M&A)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영국 브리티시항공과 스페인 이베리아항공이 합병하기로 결정했으며,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과 US항공도 합병 협상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