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발길 뚝 "가을장사도 걱정"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동대문 시장은 `개점휴업`중이다. 복원 공사로 찾는 손님이 줄어든 데다 7월초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재래시장 비수기 마저 겹쳐 시장 상인들이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었다. 몇몇 상인들은 휴가를 떠나 동대문 시장은 한산하기만 했다. 일부 상인들은 “일년 중 여름은 어차피 장사가 안 되는 시기”라며 “고가도로가 철거돼 전망이 탁 트여 시원해서 좋은 점도 있다”고 위안 삼았다. 그러나 이들은 “9월부터 11월 말까지 복개 도로를 뜯어내는 공사가 진행되는데 가을과 겨울 장사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대문 시장은 `개점휴업` = 3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동평화 상가에는 한 낮인데도 행인의 발길이 뚝 끊겨 `유령도시` 같았다. 이곳에서 20년간 장사를 해온 이영진(51)씨는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IMF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휴가철이 지난 뒤에도 장사가 안 되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청계천 복원공사 구간 중 동대문시장과 바로 인접해 있는 동평화, 신평화 등 2공구 지역은 이번 공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 혼잡을 우려하는 소매상과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 지난해보다 절반 가량 손님이 감소했다고 이곳 상인들은 전했다. 장사가 안 되긴 인근 도ㆍ소매 쇼핑몰도 마찬가지. 한 패션몰 관계자는 “여름은 비수기라 그럭저럭 버텼는데 8월말부터는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가을 장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불황으로 `대체 상권` 효과도 없어 = 공사 시작을 앞두고 명동과 충무로 등의 상권이 대체상권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로 공사가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는 별다른 실익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 전에는 명동과 충무로 등의 상가 권리금과 임대료가 전년대비 5~10% 올랐으나, 동대문 상인이 이곳으로 옮겨오지 않자 다시 예년수준으로 떨어진 것. 또한 복원공사로 인해 교통 체증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방문 마저 줄어 반사이익은 없고 오히려 고객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강구민 명동 밀리오레 대리는 “초기에는 동대문 상인들이 상가를 옮길 것으로 예상돼 상가 권리금도 약간 올랐는데 현재까지 동대문 상인들의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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