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 이유가 이라크 전쟁 조기승전 기대감보다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다시 사들이는 `숏 커버링`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미국 다우지수 상승의 주요인은 헤지펀드들이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던 공매도 물량을 청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공매도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나중에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빌린 물량만큼을 사들여 갚으면서 차익을 챙기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공매도를 청산하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것을 숏 커버링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비록 미국 증시 상승세가 전쟁 랠리보다는 숏 커버링 때문이라 할지라도 이는 미국시장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이전보다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지승훈 대한투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공매도한 포지션을 청산한다는 것은 미국 증시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 헤지펀드들이 공매도한 주식을 되산다는 것은 이라크 전쟁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이 생각보다 작을 것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약세장 마인드가 다소 후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헤지펀드의 성격상 한 쪽에서 매도 포지션을 청산해도 다른 쪽에서 매도 포지션을 쌓아가기 때문에 향후 이들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