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개혁안을 둘러싼 여야의 논의가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국정원 정보관(IO)의 정부기관 상시출입금지를 명문화하지 않은 개혁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히며 배수진을 쳤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국정원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가 의견 접근을 이룬 잠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 의도대로 끌려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지난 3일 여야 지도부 간 4자 회담에서 합의한 내용 중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출입을 통한 부당한 정보활동의 통제 및 정당과 민간에 대한 부당한 정보수집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이 국정원법 개정안에서 빠져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정부·민관기관 등에 상주하며 국내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반드시 개혁법에 담겨 합의 처리돼야 한다고 거듭 요구한 것이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 위반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 개혁특위가 내놓은 잠정 개혁안을 김 대표가 거부한 데 대해 "양당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사항을 야당 대표가 수용할 수 없다고 걷어차는 것은 참으로 괴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IO의 정부기관 상시 출입 금지와 사이버 심리전 규제는 국정원 내규로 처리하기로 합의된 사항"이라며 "내부 활동의 세세한 내용까지 법 조문화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김 대표가 법조문화를 넣어달라고 과도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7일 국정원 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김재원 새누리당, 문병호 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상설화, 정치 개입 공무원 법적 처벌 수위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 합의안 내용을 공개했으나 IO의 기관출입 문제, 내부고발자 보호, 사이버심리전 폐지 여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