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통카드 서울서 사용못해 불편

시스템 이원화 운영원인 이익대립에 협상도 부진경기도내 일부 교통카드가 서울 교통카드와 호환이 되지 않아 수도권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교통카드사들은 업체이익만 따지며 수개월째 호환 협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 경기도 포천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강모(33)씨는 요즘 버스를 탈 때마다 카드를 바꿔 내야 돼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강씨는 포천에서 'A-캐시'라는 전자화폐개념의 선불식 교통카드로 버스를 타고와 의정부역에서는 다시 '인텍'에서 내놓은 후불카드를 사용해서 서울 삼성역까지는 와야 하기 때문이다. 강씨는 "의정부시를 비롯해 경기북부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이처럼 교통카드 불편으로 대중교통을 사용하기 힘들다면 다시 자가용으로 출퇴근할 수 밖에 없지 않냐"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 같은 '이상한 교통카드'시스템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곳은 서울로 출퇴근 인구가 많은 김포와 의정부시에 집중돼 있다. 현재 경기도내에는 6,000여대의 버스가 운영중이지만 LG캐피탈과 삼성카드가 출자한 A-캐쉬의 단말기를 단 버스는 1,500여대, 그리고 나머지는 인텍카드 단말기를 장착한 버스가 운용중이다. 이처럼 경기도내 버스의 교통카드 시스템이 이원화 된 것은 애초에 인텍카드를 공급하던중 인텍사가 지난 2000년초 회사가 위기를 맞으면서 공급이 중단, 경기도가 전자화폐 개념의 A-캐쉬를 끌어들인 것이 화근이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당초 정통부가 교통카드에도 전자화폐 개념 도입의사를 밝혀 이에 맞춰 카드를 도입했지만 전자화폐추진이 지지부진 해졌고 기존 카드공급회사가 정상화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올해 초부터 특히 김포시청과 의정부시청에 시민들의 불편이 쏟아지기 시작해 최근에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내 교통카드시스템을 관할하고 있는 경기도측은 지난 6월부터 A-캐쉬와 인텍카드 양사에 대해 호환을 위한 시스템 개발을 '부탁'하고 지난 10일까지 기한을 줬다. 하지만 '전자화폐시장 확보'와 기존의 '후불제교통카드시장'유지를 주장하는 양 카드사는 서로의 이익만 주장한 채 협상은 지지부진해 3개월이 다 되도록 성과는 '감감무소식'이어서 결국 일반 시민들의 불편함만 계속되고 있다. 한 교통카드사 관계자는 "교통카드시장확보를 놓고 전자화폐와 후발제교통카드중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는 업체의 수익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서 협의가 길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에 사는 정모(29)씨는 "교통카드판매소나 카드사 홍보문구에는 버젓이 서울, 경기도 호환이라고 해놓고선 실제 써보면 호환이 되지 않는다"며 "행정당국의 무사안일과 함께 업체들의 이윤만 추구하는 행태에 결국 시민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영일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