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9ㆍ4 주택시장 안정대책'발표 이후 후속 조치 가운데 하나로 부동산 보유세(재산세)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의 강북과 지방의 아파트 재산세가 비슷한 시세의 강남의 아파트보다 무려 5배 정도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조세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 아파트 투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뜻에서라도 재산세제의 개편론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교통부가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노원구 하계동, 경기도 분당과 평촌, 수지 등 5곳의 3억4,000만원 짜리 아파트를 비교 조사한 결과,재산세에 문제가 있음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재산세ㆍ토지세 부담을 지역별로 대비해 볼 때 강남이 7만5,190원인 데 비해 노원 41만3,000원, 분당 7만3,000원, 평촌 18만2,000원, 수지 28만5,000원 등으로 지역에 따라 최고 5.6배의 차이가 난 것이다. 세금의 이 같은 둘쑥 날쭉은 부과의 기준이 되는 과표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한 데서 생긴 것이다. 과표는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의 8.7%에 불과한 반면 노원구는 23.5%에 이른다. 신도시간에도 아파트 과표의 차이가 커, 분당은 실거래가의 8.1%밖에 되지 않지만 평촌은 13.2%, 수지는 13.9%로 제각각이다. 당초 정부에서는 '주택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가 주축이 돼 보유세 중과를 추진키로 했으나 행정자치부가 반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의 반대 이유는 투기과열지구의 재산세 일률 인상이 자칫 광범위한 조세저항을 불러 올 소지가 있다는 점 때문이라는 것이다. 집이 한 채뿐으로 오랫 동안 이를 보유하고 있는 대다수 선량한 시민들에게 미실현 이익에 중과 할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또 과세권이 있는 시ㆍ군ㆍ구 등 기초 지방자치 단체의 집단민원을 고려한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현재 초점이 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나 서초, 송파구 등은 재정자립도가 100%를 넘어 재산세 인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부동산 가격 안정과 조세 형평 차원에서 재산세를 이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다. 재산세 과표에 시세를 반영, 보유세를 높이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해 나가야 한다. 양도세도 실거래가의 70~80%를 반영하고 있는 데 재산세는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재산세제 개편이 지자체와의 이해 관계가 얽혀 추진이 어렵다면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하고 대신 다른 세금을 지방세로 하는 빅딜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