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의 세계적인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화학업체들이 장기간 투자해온 주요 프로젝트가 결실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미래 신성장동력확보 차원에서 2009년부터 추진해온 탄소나노튜브(CNT) 생산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금호석화는 2011년부터 아산 전재재료단지 내에 50만톤 규모의 CNT 생산시설을 건립하고 있으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CNT는 탄소로 이뤄진 탄소 동소체 일종으로 인장강도가 철의 100배, 전기전도성이 구리의 1,000배에 이르러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앞서 금호 석화는 2005년 넥센 나노텍이 보유한 물질특허 및 제조기술을 인수했으며 2011년에는 삼성전자 자회에인 세메스의 탄소나노튜브 사업을 인수하는 등 투자를 지속했다. 금호석화는 시장 수요에 따라 증설을 곧바로 진행해 내년까지 생산규모를 연산 300톤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내에 소재 생산을 시작한 뒤 장기적으로는 주력사업인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사업에 적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오는 하반기 중국 ABS 시장 공략을 위해 약 4년 동안 총 3억7,000만달러를 투자한 중국 화난 지역 ABS 공장을 완공한다. LG화학은 이르면 완공 이후 한 달 내 상업생산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남부 지역 ABS 시장을 보고 2009년부터 중국해양석유총공사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20만㎡ 부지, 총 30만톤 규모 공장 건립에 들어갔다.
중국 화난 지역은 ABS주요 수요처인 가전업체 등이 대규모로 자리잡고 있어 중국 내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지에 대형 ABS업체가 없어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SK종합화학은 지난 2010년 말 자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고부가가치 폴리에틸렌 브랜드 '넥슬렌'을 오는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한다. SK종합화학은 현재 울산 콤플렉스(CLX)에 연간 23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넥슬렌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투자금액은 3,700억원이다.
고성능 폴리에틸렌은 범용 제품보다 충격에 강하고 위생성ㆍ가공성이 뛰어나며 업계에서는 세계 시장규모가 연간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미국계 글로벌 화학회사인 다우케미칼과 엑손 모빌이 시장의 60∼70%를 점유하는 독과점 시장이다. 한화케미칼과 삼성정밀화학도 폴리실리콘 공장을 하반기에 완공, 내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효성도 지난달 미래 성장동력인 탄소섬유 양산가동에 들어갔으며 하반기부터 수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석유화학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의 결과물인 만큼 하반기 출시하는 신제품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