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니콜라스 네그로폰데 교수

“디지털 시대를 맞아 한국 기업은 디자인ㆍ혁신 등에서 상당한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국가는 기업 발전에 못 미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교육 부문은 학문 영역, 해외 대학과 교류 등에서 혁신이 필요하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미국 MIT 교수는 2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 등 한국 기업은 10년 전과 달리 혁신ㆍ창의성ㆍ디자인 등에 상당한 성과를 이룩한 반면 국가 시스템은 이에 못 따라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네크로폰테 교수는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이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디지털 디지털 호라이즌`(Digital Horizon)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 한국 정부의 벤처 정책이 창업 지원보다는 기존 기업의 성장 위주로 바꾸고 있다. ▲벤처 기업은 10개 창업 때 1~2개만 생존하고 9개는 도태된다. 이에 대해 `실패`라는 낙인을 찍지 말아야 한다. 한국 정부의 정책은 자원을 기존 기업에 몰아줌으로써 벤처 창업을 저해할 염려가 있다. - 정보기술(IT) 경기가 불황을 겪고 있는데. ▲대기업들의 장비 구매가 주춤한 데다 9.11 테러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가 회복되는 단계로 본다. 조금 긍정적인 전망을 가져도 좋을 듯 싶다. - 앞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 유망한 산업은. ▲유전공학 등 바이오 사업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경제나 일반인의 생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 후배들이나 학생들이 미래 진로를 물어올 경우 벤처 기업으로 가라고 조언한다. 한국은 일본이나 타이완에 비해 비판적인 논쟁 문화나 창업가 정신이 활발해 상당히 기대된다. - IT 부분의 지적재산권은 어떻게 보나. ▲과거에는 저작권이 저자나 개발자가 아닌 기업ㆍ출판사 등 채널이 보호 대상이 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이 같은 상황이 거꾸로 변하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 - 디지털 시대에 정보화 격차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 디지털 격차는 근본적으로 교육 격차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컴퓨터 교육 등 초등학생에 대한 디지털 교육이 중요하다. 한국도 남북한이 통일되면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비책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네그로폰테 교수는 지난 80년 MIT 대학에 디지털기술 연구소인 `디지털 미디어 랩`을 창립한 세계적인 미래학 석학. 지난 95년 베스트 셀러인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을 발간하는 등 20년 동안 `멀티미디어`, `디지털 라이프` 등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세계 학계는 물론 경제계에 디지털 바람을 주도해 왔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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