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전 UAE 수출] 한전 컨소시엄 참여 업체는

두산重, 기자재 공급… 현대건설·삼성물산은 시공 맡을듯
한전·자회사 설계·종합관리役 기술력 바탕 완벽한 협업 구축
웨스팅하우스·도시바 후방지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수주가 유력시되면서 국내 건설사들도 원전 조직을 신설하는 등 원전사업을 미래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대림산업ㆍSK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한 신고리 1ㆍ2호기 원전 전경.


아랍에미리트(UAE)가 발주한 원전 건설 사업자로 우리나라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은 이들이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춤과 동시에 완벽한 '협업' 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이 주도한 이번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전력과 한국전력기술ㆍ한국원자력연료 등 한전의 자회사들은 30년이 넘는 원자력 발전 경험을 갖춘 국내 공기업으로 이번 컨소시엄에서 '맏형' 역할을 맡았다. 한전은 약 80여명에 달하는 UAE 입찰 전담반을 구성했으며 원전 수주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300억원 규모의 기술용역 계약을 맺어 원전 종주국인 미국에 원전 설계기술을 역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기자재 공급을 맡은 두산중공업은 지난 20년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원전 기자재를 공급했던 실적을 보유한 회사다. 기자재를 만들 핵심 소재인 주단조 소재를 자체적으로 공급할 역량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주한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핵심 주기기를 수주했고 같은 해 5월 중국핵공업집단공사와 중국 내 원전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원전의 시공은 국내 최대 건설업체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55대45의 비율로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1971년 국내 첫 원전인 고리1호기를 건설한 후 현재까지 국내에 가동 중인 원전 20기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12기의 시공을 맡아온 한국 원전 역사의 '산 증인'이다. 현재 건설되고 있는 원전 6기 가운데서도 4기를 시공하고 있으며 이 회사가 건설해 가동 중인 원전 12기의 연간 최대발전용량을 합치면 1만629㎿에 이른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압경수로와 가압중수로를 건설한 경험도 있다. 특히 1995년 완공한 영광 3ㆍ4호기 건설과정에서는 국내 최초로 시공기술 100% 자립을 달성, 미국 유력 전문지 '파워엔지니어링'에서 '올해의 프로젝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역시 2004년에는 울진 5호기, 2005년에는 울진 6호기(각각 1000㎿급)를 완공하고 현재 신월성 1ㆍ2호기를 시공하는 등 '플랜트의 꽃'이라고 불리는 원전 건설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도약하고 있다. 이 회사는 울진 원전 5ㆍ6호기 건설 과정서 '반자동용접(FCAW) 방식을 적용한 응축수 탱크 설치기술'로 과학기술부 주관 원자력 안전마크를 수상했고 2006년에는 한국원자력 연차대회에서 한국원자력 기술상 금상을 수상하는 등 원전 시공능력을 인정 받았다. 신월성 1ㆍ2호기는 2007년 착공해 각각 2012년과 2013년 준공 예정으로 다양한 선진공법을 적용해 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했다는 게 삼성건설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2007년에는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들어서는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주설비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한편 1차 입찰에서 탈락한 웨스팅하우스와 도시바는 이번 컨소시엄에서 후방을 지원하는 역할에 만족하며 원전 기술을 전수한 한국 기업들에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