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회장 일가 납치사건' 범인 검거
인터넷 통해 공범 모집..현장 사전답사등 치밀한 '범행모의'
중소기업 회장일가 납치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대문경찰서는 12일 이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피해자 장모(77) 회장의 전 운전사김모(32)씨를 이날 새벽 서울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또 김씨와 범행을 공모해 이 사건에 가담한 냉동탑차 소유주 홍모(32)씨등 일당을 뒤쫓고 있다.
전 운전사 김씨는 지난해 7월 장 회장의 회사를 그만뒀으며 주식투자 등으로 빚이 1억원에 달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범행에 나설 공범들을 모집한 뒤 홍씨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일당은 `완전범죄'를 꿈꾸며 사전에 장 회장이 등산에 나선 경기도 양평 D콘도 일대 야산 현장을 두 차례 답사하는 등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은 前 회장 운전사= 건설자재업체인 B사의 장 회장 일가 납치사건은 장회장의 전 운전사인 김씨가 범행을 치밀하게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2일새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김씨를 검거,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경찰서가 아닌시내 모처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7월까지 장 회장의 운전사를 일했으며 이후 주식투자 등으로 진빚이 1억원에 달하자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처음부터 장 회장 주변인물이 적어도 1명은 관련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그대로 적중한 것이다.
김씨는 범행 직후 행방을 감추었으나 결국 공범인 냉동탑차 소유주 홍씨 등의인적사항이 확인되면서 꼬리를 잡혔다.
▲인터넷 통해 공범 모집= 범행을 주도한 김씨가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공범 모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성공하면 돈을 나눠주겠다"며 범행에 대한 내용을 공개했고 홍씨 등이 연락, 범행 일당이 갖춰졌다.
인터넷을 통해 동반 자살할 사람을 모집하거나 성매매를 알선하는 등 병폐가 있기는 했지만 납치사건 범행을 위해 인터넷에서 공범을 모집하기는 드문 일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현장 두 차례 사전답사= 김씨는 장 회장의 일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범들과 2차례에 걸쳐 경기 양평의 등산로 현장을 사전 답사까지 했다.
사건 당일 범인들은 장 회장 일가가 등산을 시작하기 직전 나타나 장 회장 등을납치한 뒤 서울로 이동하면서, 장 회장의 아들에게 전화로 피랍사실을 알린 뒤 "몸값 5억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회사의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 의 주거래은행 인근에서 장 회장의 아들 등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몸값'을 받은 뒤 남산 3호터널 인근에서 인질들을풀어주고는 강남쪽으로 달아났다.
한때 납치배경을 둘러싸고 원한관계나 회사 채무관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으나결국 거액의 돈을 노린 `한탕 범죄'임이 확인됐다.
경찰은 공범 홍씨 외에도 다른 공범들이 더 있다는 진술에 따라 이들의 인적사항을 파악, 연고지에 형사들을 급파하는 등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입력시간 : 2004-11-12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