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플러스 영남] 하나로 묶인 부산·울산

부산~울산 고속도로 이달말 개통
생활 패턴 크게 바뀐다
부산 "돈·인구 유입" 기대, 울산 "富 유출 될라" 비상



울산에 사는 홍정희(45ㆍ범서읍)씨는 내년초쯤 부산 해운대 좌동으로 이사를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홍씨는 "2년 후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큰 아들의 진학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 편의시설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울산의 모 정유회사에 근무중인 홍씨가 출퇴근이 만만치 않은 부산 해운대로 집을 옮기려는 데는 올 연말 개통되는 해운대~울산간 고속도로의 영향이 가장 크다. 지금은 해운대~울산간에 출퇴근하려면 승용차로 시속 80㎞로 냅다 달려도 1시간은 족히 걸린다. 하지만 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넉넉잡아 30분만에 울산 직장에서 해운대까지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해운대)~울산간 민자고속도로 개통이 다가오면서 울산과 부산 해운대 지역의 생활패턴이 급속도로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달 말 준공과 동시에 개통되는 이 고속도로 덕분에 동해안 관광자원개발 및 부산ㆍ울산 경제 발전 가속화, 산업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에 따른 물류비 절감 등 엄청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연간 물류비용 절감액은 2,362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파급효과로 인해 울산과 부산지역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부산, 특히 해운대지역의 유통,병원,부동산 계통 기업들은 국내 최고 부자도시 울산 사람들을 대거 흡입, 한몫 잡아 보겠다는 야심찬 꿈에 부풀고 있다. 울산의 상당수 시민들도 고속도로 개통으로 삶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해운대지역과 동일 생활권이 된다는 기대감에 젖어있다. 다른 한편, 울산의 유통 병원 학원가 및 부동산 업계는 울산의 경제적 부가 부산으로 썰물처럼 빠져 나가지나 않을까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치 KTX 개통 후 균형발전의 기대보다 오히려 지방 소비자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 시장이 위축된 일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주봉현 울산시 정무부시장은 "유통과 병원 등 일부 분야의 타격이 예상되지만 교통이 발달하면 오히려 일자리가 많은 울산에 살려는 노동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통행료와 기름값을 고려하면 울산시민이 부산으로 빠져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부산~울산 고속도로 이달말 개통…지역경제 희비
해운대구 생활여건 좋아 유통·부동산등 수혜 전망
울산시민 모시기에 총력
울산 할인매장·학원가는 인구 유출 가능성에 촉각
‘부산~울산간 고속도로 개통이 약(藥)일까 독(毒)일까’ 부산 해운대구와 울산광역시를 사실상 동일 생활권으로 연결시켜줄 ‘부산~울산 고속도로’ 개통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 지역이 크게 들썩이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보다 편리해진 접근성 덕분에 모두 도로가 개통 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울산에 사는 윤영희(38ㆍ범서읍 구영리)씨는 “국내 제2의 도시인 부산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으로 손꼽히는 해운대와 동일 생활권이 된다는 사실이 설렌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에 사는 이은영(43ㆍ중동)씨도 “사업을 하는 남편의 울산 출장이 매우 잦은데 고속도로 개통으로 엄청나게 편리해지고 사업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 경제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부산의 지역 경제계는 “국내 최고 부자 도시인 울산의 경제력을 흡입할 수 있게 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울산 지역 경제계는 “해운대가 교육,문화, 쇼핑 등 생활환경이 월등히 나은 데다 아파트 가격도 울산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게 형성돼 있어 울산지역 부(富)의 유출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해운대는 최고 수혜자 = 부산 해운대구의 유통ㆍ호텔ㆍ병원ㆍ부동산업계는 고속도로의 최고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울산시민들의 1인당 GDP는 지난해 기준, 4만달러를 돌파해 국내 1위인데다 부산에 비해서는 2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돈 많은 울산 사람들’이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해운대로 몰려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해운대 일대의 유통업계는 최근들어 울산지역 손님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짜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 우선 동양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센터로 건립중인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은 내년 3월 개점을 앞두고 울산을 주요 시장으로 분류, 시장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생활수준이 높은 울산 시민들의 해운대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우선 판촉물을 대량 제작해 현지에 배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파라다이스호텔, 파라다이스 면세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등 지역내 주요 호텔 유통업체들도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효과를 분석한 결과, 울산지역 고객들의 매출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자 울산사람 모시기 전략을 짜는데 집중하고 있다. 해운대의 부동산업계도 ‘고속도로 효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우수한 학군과 폭 넓은 학원가가 형성된 해운대 신도시는 1년 전부터 울산에서 전입하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크게 올랐으며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움직임은 없다. ◇비상걸린 울산 지역경제 = 울산의 지역 경제계는 부산~울산고속도로 개통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우선 가장 민감한 곳은 백화점과 할인매장 등 유통업계다. 평소 1시간 넘게 걸리던 이동시간이 30여 분으로 줄면 대형매장이 몰려 있는 부산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여기다 교육열 높기로 이름난 울산의 학부모들은 유명 학원들이 즐비한 해운대지역 학원으로 자녀들을 통학시키는 일이 가능해져 울산 학원가들도 초 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히 울산시는 부산~울산 고속도로 개통이 본격적인 인구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권창기 연구기획실장은 “부산~울산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정주 여건이 부산에서 가장 뛰어나고 편의시설도 발달한 해운대로 바로 갈 수 있어 울산에 미치는 파괴력이 기존 국도와 경부고속도로와는 다르다”며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울산의 집값까지 폭등해 인구 유출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부산~울산 고속도로는
총연장 47km 민자도로 30분이면 주파 가능해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에서 부산 해운대구 좌동간 총 연장 47.2km의 민자도로다. 이 도로는 한국도로공사 부산.울산건설사업단이 지난 2001년 착공, 그 동안 총 공사비 1조3,403억원을 투입해 건설됐다. 부산~울산 민자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울산에서 부산 해운대IC까지 57분(주행속도 53㎞/시속) 소요되고 있지만 30분 단축된 27분(96㎞/시속)이면 주파가 가능하다. 이 도로는 BTO 방식으로 건설됐다. 즉, 사업자가 초기 자본금을 투입하고 시설물을 완공해 정부로 소유권을 넘긴 후 일정기간 사업자가 운영권을 부여 받아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준공 후 30년 동안 사업자가 운영하게 된다. 건설사업단 관계자는 "다음달 개통을 위해 정부와 협의 중에 있으며, 고속도로 이용 요금은 사업자인 부산울산고속도로주식회사가 정부와 절충안을 찾고 있다"며 "민간자본으로 건설돼 기존의 고속도로 요금보다 약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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