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벨트' 구축 효과 동남아등 15개국 진출 현지업체와 전략적 제휴ㆍ투자 통해 영향력 확대 무선인터넷ㆍ모바일콘텐츠등 수출도 점차 늘어나
입력 2004.10.25 16:24:16수정
2004.10.25 16:24:16
[이동통신 20년] 최고ㆍ최초 기술로 "세계를 손안에"
'CDMA벨트' 구축 효과 동남아등 15개국 진출현지업체와 전략적 제휴ㆍ투자 통해 영향력 확대무선인터넷ㆍ모바일콘텐츠등 수출도 점차 늘어나
SK텔레콤 "S폰, 없어서 못팔아요"
KTF, EV-DO서비스 타이완 상륙
‘이동통신 20년, 이제 세계를 넘어라’
올해로 성년(成年)을 맞은 국내 이동통신 산업이 전형적인 ‘내수산업’이라는 낡은 틀을 벗어던지고 드넓은 세계로 날개를 펴고 있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3,6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제 과거와 같은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해외를 향한 이동통신사들의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는 이유다.
SK텔레콤, KTF 등은 가입자 규모로만 보면 각각 세계 15위, 26위에 불과하다. 자본력과 영향력에서 미국ㆍ유럽ㆍ중국 등 거대시장의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에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에겐 세계 최고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과 운영 노하우라는 깊은 ‘내공’이 있다. 덕분에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고수’로 대접받는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세계 최초’의 서비스를 수없이 발굴하고 운영해온 경험을 밑천삼아 급속히 성장 중인 동남아 시장과 중국ㆍ인도ㆍ러시아 등 ‘브릭스(BRICs) 시장, 더 나아가 미국ㆍ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CDMA 벨트’는 아직도 진행 중=
CDMA 이동통신은 지난 97년 한국에서 최초로 상용화됐다. 7년이 지난 지금 CDMA는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20~30%를 차지할 만큼 부쩍 컸다. 유럽식(GSM) 이동통신의 지배력을 뚫고 야금야금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에는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CDMA 벨트’ 구축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해 온 것도 한 몫을 했다.
SK텔레콤이 베트남에서 벌이고 있는 CDMA 사업은 올해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고 있다. 이 회사가 LG전자, 동아일레콤과 합작해 세운 SLD는 지난해 7월 런칭한 ‘S-폰’으로 최근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S-폰이 인기를 끄는 비결의 핵심은 역시 ‘경쟁력’이다. 정글처럼 살벌한 국내 시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SK텔레콤만의 무기다. 국영기업들이 이끌어온 ‘무풍지대’와 같던 시장에 S-폰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경쟁’이라는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8월 KTF의 타이완 시장 진출은 CDMA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대표적 사례다.
현지 신생 사업자인 비보텔레콤은 기존 GSM 사업자들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 CDMA 기술을 채택했다. GSM이 갖지 못한 고속 데이터 통신을 핵심 경쟁력으로 설정하고 KTF의 EV-DO 서비스 ‘핌’을 전수받았다.
SK텔레콤과 KTF가 직ㆍ간접적으로 진출해 있는 나라는 15개국 이상에 달한다. 베트남, 타이, 인도네시아 등 이동통신 서비스가 개화기를 맞고 있는 동남아 지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 등 CDMA 서비스가 이뤄지는 대부분 지역에 손을 뻗고 있다.
◇전방위 수출 전략=
대부분 국가에서 이동통신 서비스가 뿌리내리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가 직접 서비스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SK텔레콤이 몽골과 베트남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CDMA 운영 노하우 컨설팅이 주종을 이뤘다. 한수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무선인터넷 플랫폼과 모바일 콘텐츠 수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들어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와 투자를 통한 영향력 확대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중국 제2의 이동통신사 차이나유니콤과 설립한 합작사 ‘UNISK’가 한 예다.
UNISK는 중국에 설립된 최초의 외국계 합작 통신서비스 업체다. ‘U族부락’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가입자 3억명이 넘는 거대한 대륙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UNISK는 국내 콘텐츠 업체들의 중국 진출 창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연말까지 그림, 벨소리, 게임, 채팅, 운세 등 5개 분야 1만여종의 콘텐츠를 공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 와이어리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연내 첫 합작품을 내놓고 특히 EV-DO 등 첨단 통신분야에서 제휴를 확대해 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해외 벤처기업의 우수기술을 흡수해 한차원 높은 국내시장에서 고도화한 뒤 이를 되파는 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른바 ‘21세기형 기술 중계무역’이다.
미국 스카이크로스의 안테나 기술과 SiRF의 위치추적시스템(GPS), 킥柳低?팀?데이터 전송기술 등이 그동안 확보한 이동통신 관련 핵심기술이다. SK텔레콤은 이들을 국내에서 상용화시킬 권리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권한까지 확보했다.
김문섭
기자 clooney@sed.co.kr
입력시간 : 2004-10-25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