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 구조개편 다시 시험대에] 엇갈리는 삼성에버랜드 기업가치 6조 vs 9조

"부동산가치 재평가 감안해도 9조는 과다"
"435만평 토지가치, 상장땐 2배 상승 예상"


삼성에버랜드의 적정 기업 가치를 6조원대까지 낮춰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삼성에버랜드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소유하고 있는 자산, 그리고 지배구조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기업 가치를 최소 7조원에서 많게는 9조원까지로 평가했다.

10일 KTB투자증권은 "삼성에버랜드의 적정 가치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6조5,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가치 재평가 등을 감안하더라도 8조~9조원대 시가총액은 다소 과대한 추정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가치를 8조~9조원으로 평가하는데 지난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는 주가수익비율(PER) 100배 이상이고 올해 순이익을 1,000억원 초중반으로 예상하면 60배 이상이 되는데 부동산 가치 재평가 등을 감안하더라도 그 수준에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435만평(장부가 9,081억원)의 토지 가치 중 대부분인 7,014억원은 이미 영업자산으로 활용돼 가치가 이중으로 반영될 우려가 있는데다 해당 지역 공시지가가 평당 10만~40만원 수준인 상황에서 평당 100만원까지 자산이 재평가될 것이라는 시각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삼성에버랜드가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손실이 발생하지만 향후 삼성그룹에서 전략사업으로 육성하는 만큼 지분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보여 삼성에버랜드 기업가치 추정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매출액 3조5,598억원, 영업이익은 1,737억원을 기록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보유지분 가치(4조2,700억원 수준)와 영업 가치(5조6,000억원 수준), 부동산 가치(장부가 기준 9,081억원) 재평가를 통해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 7조~9조원 사이로 평가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것이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일상적으로 나오는 건지 일회적으로 증가한 것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데다 향후 패션사업부문·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얼마나 상승할지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삼성에버랜드의 레저사업부문이 보유하고 있는 435만평의 토지 가치가 현재 공시지가로 평당 10만~40만원대에 형성돼 있는데 상장을 하면 2배 정도로 늘어날 수 있어 삼성에버랜드 기업 가치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상장 이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건설과 급식·식자재 유통사업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 향후에는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이 들어오면서 '에잇세컨드' 등 패션부문의 성장성이 커져 매출비중도 가장 높아질 것"이라며 "패션사업부문의 성장성과 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8조원대로 시작한 삼성에버랜드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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