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던 도끼가 발등 찍다니…"

"믿던 도끼가 발등 찍다니…" 벤처업계 도덕적 해이 개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최근 드러난 ` 정현준 게이트'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 金대통령은 26일 조간신문을 보고 난 뒤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동방상호신용금고 불법 대출 사건의 핵심인물인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이 벤처기업인 답지않게 일부 몰지각한 재벌 행세를 했기때문이다. 金대통령은 벤처기업인이 20여개의 계열사를 갖고 마치 재벌처럼 행동한 것이나, 도덕적 불감증을 넘어 불ㆍ탈법을 서슴지 않은 것은 모험과 도전정신을 생명으로 하는 벤처 사업가의 길을 포기한 것이라는 생각에서 실망을 넘어 허탈감마저 느끼고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아침보고를 위해 관저를 찾은 朴대변인에게 “ 우리 미래경쟁력을 위한 산업전략으로 벤처기업을 육성해왔고 정부도 적극 뒷받침해왔는데 어떻게 이런 행태를 할 수 있는지 실망스럽다”며 개탄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지식정보화 산업을 선도해 온 金대통령은 이어 “벤처기업에 미래가 있다는 생각에서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정성을 다해 지원하고 격려했는데...”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金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허탈해 할 것이고, 또 얼마나 많은 투자가들이 분노할 것이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金대통령은 이번 정현준 게이트에 금융감독원 국장 등이 연루된 기사내용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기관을 감독해야하는 감독기관 고위책임자가 어떻게 거액 뇌물수수에 연루될 수 있느냐며 침통한 표정을 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金대통령 “이번 사건으로 선의의 벤처정신과 건전한 벤처기업인들의 피해나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차제에 우리 벤처기업인들이 도덕성과 기업가 정신을 갖고 정상적인 벤처활동을 통해 스스로 성취하며 국가발전에 기여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고 朴대변인이 전했다. 金대통령은 전북도청 업무추진상황을 보고받은 자리에서도“정부는 일부 벤처기업인이 잘못을 저지른 것 때문에 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인선기자 his@sed.co.kr 입력시간 2000/10/26 19:5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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