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을 빛낼 CEO] 남중수 KT 사장

"IPTV 등 신규 서비스서 승부수"
공기업 마인드 없애고 고객만족 경영 앞장
결합상품 역량 강화로 지속적인 성장 주력



넥타이를 맨 정장보다는 캐주얼 차림의 자유복장을 좋아하는 최고경영자(CEO). 수행비서도 없는 CEO. 바로 남중수 KT 사장이다. 남 사장은 지난 2005년 8월 사장에 취임한 이후 KT의 변신을 이끌고 있다. 통신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KT에서 공기업 마인드를 제거하고, 고객만족 경영의 대표적 기업으로 만들고 있는 주인공이다. 올해는 남 사장의 행보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통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는 KT로서는 새로운 환경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변신을 모색해야 생존, 나아가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TV(IPTV),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초고속이동통신(HSDPA), 인터넷전화(VoIP) 등의 신규 서비스는 물론 결합상품에 이르기까지 통신시장의 주요 이슈 가운데 KT가 관련되지 않은 곳이 없다. ◇IPTV 등 신규 서비스 적극 추진=남 사장은 올해 IPTV 등 신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IPTV의 경우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실시하겠다는 각오를 불태운다. IPTV는 통방융합 시대의 핵심 아이콘인 만큼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남 사장은 이를 위해 KT가 협력적 경쟁 기반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물론 여기에는 경쟁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도 포함돼 있다. 와이브로는 그 동안 강남, 분당 등 서울 일부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이 제한된 탓에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 4월 서울 전역 및 경기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망 구축이 완료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KT는 총 2,400억원을 투자해 네트워크 고도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유선과 무선, 통신과 미디어, 통신과 비통신 등 다양한 결합이 가능한 결합상품은 현재 5~10 가지 정도가 검토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의 경우 기존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라는 차원을 넘어 콘텐츠 사업 자체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게 남 사장의 구상이다. 실제 KT는 영화, 드라마 등 일부 장르에 국한됐던 제작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펀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며, 국내외 선도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략적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통신공룡을 고객 밀착형 기업으로= 남 사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KT의 변하지 않는 단 한가지 방향타는 고객이다. 앞으로 KT의 경영 인프라를 고객에 맞춰 가겠다.” 고 말했다. 언뜻 평범한 메시지처럼 보이지만 남 사장을 아는 사람들은 그 같은 언급에 큰 그림이 숨겨져 있다고 말한다. 남 사장은 KT가 공기업 시절 몸에 밴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때문에 임직원들도 ‘고객가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통신공룡을 고객 밀착형 기업으로 탈바꿈 시킨 것이다. 남 사장은 최근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국내 통신시장에서 고객은 지속 성장을 위한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강조한다. KT가 최근 마련한 미래 비전 슬로건인 ‘Wonderful Life Partner’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Wonderful Life Partner는 KT가 고객의 생활을 경이롭게 만드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드러움 속에 감쳐진 승부사 기질= 남 사장을 특징짓는 키워드는 ‘승부사’ 기질이다. 남 사장은 지난 2000년 IMT-2000 사업을 총괄하는 본부장으로 비동기식 사업권을 따내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2001년 재무실장 재직 당시에는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던 한국통신 민영화 작업이 매끄럽게 이뤄지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승부사 기질이 있다고 해서 마냥 ‘터프(tough)’한 것은 아니다. 부드러운 이미지처럼 그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로 칭찬을 많이 받는다. 남 사장은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면 상대방 입장을 잘 알게 돼 배려할 수 있고, 이해와 배려는 신뢰를 낳는다”는 말을 자주한다. CEO는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것도 그의 독특한 지론이다. KTF CEO 시절 무주에서 보여준 칵테일 쇼나 기타를 치며 ‘사랑해도 될까요’를 불렀을 때, 그리고 최근 KT 신입사원과의 모임에서 섹스폰을 연주했던 모습이 바로 이런 지론의 실천적 사례들이다. ◇남중수 KT 사장 약력 ▦1955 서울 출생 ▦1974 경기고 졸업 ▦1979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82 한국통신 입사 ▦1986 듀크대 경영학 석사 ▦1990 매사추세츠대 경영학 박사 ▦2001 KT 재무실장(전무) ▦2003. 1 KTF 대표이사 ▦2005. 8 KT 대표이사 ● CEO 메시지
"놀라운 감동 주는 '원더경영'을"
KT가 추구하는 경영은 '원더 경영'입니다. 원더 경영이란 고객감동의 또 다른 이름으로 '고객에게 놀라운 감동을 주는 경영'을 해 나가겠다는 의미입니다. KT의 원더 경영은 고객관점, 주인의식, 열린 문화를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습니다. '고객관점'은 고객을 기업활동의 본원적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경영의 모든 활동을 고객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객관점의 경영은 상품 강매, 불공정 경쟁 등 고객만족에 역행하는 '푸시 마케팅(Push Marketing)'을 방지하고 상품이 아닌 양심과 신뢰를 판매하는 '풀 마케팅(Pull Marketing)'을 유도함으로써 자긍심은 물론 기업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인의식'은 개인 및 조직 성장의 핵심적인 에너지원입니다. 직원 개개인에게는 자부심과 열정,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불러 일으킵니다. 또한 조직에게는 회사재산 및 기업정보를 능동적으로 보호하고, 부서보다는 회사 전체를 생각하게 함으로써 조직의 최적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KT 직원들이 갖는 주인의식은 회사 자체에 열정을 갖고 충성하는 자발적인 주인의식입니다. '열린 문화'는 정보의 원활한 소통, 건전한 비판이 수반된 자유로운 토론, 결론에 도달한 후에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실행하는 문화를 의미합니다. 열린 문화는 내부 조직간의 장벽을 제거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원동력입니다. 특히 열린 문화를 통한 열린 경영은 노사간 파트너쉽을 촉진하고 고품질ㆍ고성과 조직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KT는 이 같은 고객관점, 주인의식, 열린 문화 등 3가지 기본 이념을 바탕으로 원더 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입니다. KT는 또한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매진할 것입니다. KT 임직원은 이를 위해 고객이 원하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각종 사업도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 고객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정한 파트너가 돼야 합니다. 고객을 만나는 현장에서는 고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객의 마음을 읽도록 노력하고 사업부서는 이를 바탕으로 고객이 진정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특히 고객에게 가치를 주지 못하는 내부 프로세스는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는 고객에 대한 연애인(緣愛人)이 돼야 합니다. 고객과 한번 맺은 관계(緣)를 아끼고, 고객을 이해하고 사랑(愛)하며, 고객의 생활 곳곳에서 편리함과 즐거움을 주는 평생 파트너(人)가 돼야 합니다. ● CEO가 권하는 한 권의 책 '도덕경'
현대인 진정한 삶의 방식 제시
'도덕경'은 원래 한문으로 5,000자 남짓, 200자 원고지로 25매 분량 밖에 안되지만 중국 고전 가운데서 주석서가 많기로 유명한 책입니다. 도(道)와 덕(德)에 관한 경전인 도덕경의 기본 메시지는 우주의 기본 원리인 '도'의 흐름을 체득하고, 그 흐름에 따라 살아감으로써 참다운 자유의 삶을 사는 '덕'을 보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8장에는 "동선시(動善時), 거선지(居善地), 여선인(與善仁)"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움직임에는 때가 중요하며, 머무르기엔 낮은 곳이 좋고, 더불어 함께할 때는 어질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면서 KT가 추구하는 상생 경영의 기반이 되고 있는 사상입니다. '도는 언제나 무위하면서도 무위함이 아니다' , '대공(大功)은 졸(拙)함과 같다', '그 몸을 뒤로 하여 몸을 앞세운다'와 같은 역설(逆說)적인 표현도 가슴에 와 닿습니다. 하루하루 변화하는 바쁜 나날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도덕경은 진정한 삶의 방식을 고민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꼭 한 권이어야 한다는 제약이 없다면 한상복의 '배려'를 권하고 싶습니다. '배려'는 반드시 챙겨둬야 할 덕목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자주 잊어버리는, 혹은 무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배려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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