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중형주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중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순이익 증가폭이 높아 실적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주식형펀드 환매 랠리가 완화되며 기관의 매수 여력이 회복되고 있어 중형주 매수 랠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28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코스피 중형주(시가총액 100~200위)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리며 올해 들어서만 약 7,9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기관투자가의 대형주 누적순매수 규모는 약 4,772억원에 그쳤다. 절대적인 규모에서도 대형주 누적 순매수를 앞서고 있지만 시가총액을 고려할 때 상대적인 측면에서도 중형주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매수 확대가 더욱 주목된다.
최근 추세가 완화되고는 있지만 지난 9~10월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총 5조4,000억원(ETF 제외)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기관투자가의 중형주 매수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기관투자가의 중형주 선호 현상은 기업의 성적표인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순이익 증가율을 보면 코스피 대형주는 16%인 반면 중형주는 그 두 배에 가까운 31%에 달한다. 결국 실적이 뒷받침 되는 중형주를 중심으로 기관투자가의 수급이 몰린 것이다.
실적 측면에서 중형주의 비교우위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대형주의 순이익 증가율은 28%로 예상되지만 중형주는 52%로 대형주 보다 성장성에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닥 기업의 경우 순이익 증가율은 27%로 코스피 대형주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여 당분간 기관투자가의 중형주 선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달 들어 주식형펀드로 635억원의 자금이 다시 들어오는 등 기관 수급이 회복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도하던 국내 증시의 수급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 유입된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최근 선호 현상을 보이는 중형주로 흘러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중형주 중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에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것을 감안해 수급과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에서 한 달 사이 연기금이나 투신 등 기관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고 내년 실적 증가율이 두 자릿수 이상인 기업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중형주로는 롯데하이마트ㆍ현대그린푸드ㆍSKC 등을, 시가총액 5,000억~1조원 내 기업으로는 휴켐스ㆍ한세실업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