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경인운하 건설 사업을 경제성이 있는 것처럼 결론을 내기 위해 추가 검토사항을 제시해 재검토 하는 등 2차례나 용역내용을 수정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건교부는 경인운하에 건설되는 교량의 높이를 컨테이너 선박의 높이보다 낮게 추산, 운하가 개통되더라도 운항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의 경인운하 건설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업의 타당성과 민자유치 사업을 계속할지 여부를 재검토 할 것을 건교부에 통보했다. 감사결과 건교부는 지난해 3월 총 사업비를 2조2,447억원에서 1조9,770억원으로 줄여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제공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3,066억원의 비용을 뺀 대신 1,988억원의 이익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고쳐 KDI에 제시했다. 감사원은 “KDI는 지난 2월 경인운하 건설을 위한 단계별ㆍ동시 건설 등 8개안 중 7개안이 경제성이 있다고 최종보고서를 냈지만 감사 결과 모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경제적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해서 건교부가 멋대로 평가항목을 추가한 사실은 부적정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경인운하 운항에 필요한 교량높이는 최소 21.5m(수면 기준)인데 교량 높이를 15.5m로 잘못 제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굴현대교가 16.8m의 높이로 완공됐고, `굴포교` 등 국도상의 5개 교량도 15.9~20.9m로 시공될 예정이어서 선박의 통과가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경제성 평가업무를 부당 처리한 공무원을 문책하도록 건교부에 통보하고 KDI에 사업계획과 다른 자료를 인용해 타당성 검토를 잘못 수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9일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은 감사 결과를 감안해“경인운하는 방수로와 제방도로를 건설한 뒤 경제성과 사업내용을 재검토해 추진키로 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경인운하 사업 시행이 불투명해졌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