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화선' 임권택감독 '칸' 감독상 수상

장편경쟁부문 사상 첫 수상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제55회 칸영화제서 감독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베를린, 베니스와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장편 경쟁부문에서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오후(현지시간) 진행된 제5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지난 2000년 「춘향뎐」에 이어 두번째로 칸 경쟁부문의 문을 두드린 임권택 감독은 「펀치 드렁크 러브」의 폴 토머스 앤더슨(미국) 감독과 공동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임권택 감독은 단상에 올라 "이 상은 한국뿐 아니라 남북한을 통틀어 우리 한민족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에돌아갔다. 「피아니스트」는 폴란드의 유명 피아니스트가 2차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 현장을 피해 폴란드 내 게토지역에 숨어살면서 겪는 공포와 예술적 성취를 위해 펼치는 눈물겨운 노력을 그린 작품. 2등상격인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은 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과거가 없는 남자」가 수상했다. 이 영화에서 기억을 잃어버린 중년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자원봉사자 역을 맡았던 여배우 커니 우티넨은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장 피에르와 뤽 다르덴 감독의 「아들」에서 자신의 아들을 죽인 10대 살인범을 용서하기 위해 고뇌하는 아버지 역을 열연한 프랑스 배우 올리비에 구르메가 받았다. 이번 영화제 최대 화제작 중 하나인 팔레스타인 감독 엘리아 슐레이만의 코미디「성스러운 개입」은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다.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점령 지역인나자레스를 배경으로 일상의 삶에서 우스꽝스럽고 소소한 신경전을 펼치는 팔레스타인과 유대인 주민들의 관계를 풍자적으로 그린 영화. 폐막식에 앞서 국제평론가협회상 수상이 결정됐다. `제55회 영화제 특별상'은 99년 미국 콜럼바인 고교의 총기 사건을 소재로 미국총기 문화와 폭력 문화의 뿌리를 찾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다큐멘터리 「보울링포 콜럼바인」(감독 마이클 무어)이 차지했으며, 스코틀랜드의 한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직업없는 젊은 10대들의 삶의 모습을 그린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스위티 식스틴」에는 시나리오상이 돌아갔다. (칸<프랑스>=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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