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그룹은 수십개 계열사가 하나의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선단식 경영체제를 해체하고 최고 60여개에 달하는 그룹 계열사를 최대 20개내외로 축소하기로 했다.또 그룹총수의 사재(私財)출연 방법과 규모를 구체적으로 정해 정부측에 공식 전달하는등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구제척인 일정도 제시할 방침이다.
이는 현재의 재벌체제를 사실상 해체하는 것을 의미, 정부의 재벌개혁정책과 관련하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정부당국과 재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와 재계(5대그룹)는 7일 오후 4시30분 열리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주재 정부·재계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재벌개혁방안을 확정, 김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합의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5대그룹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대상기업에 주요 제조계열사를 포함시키기로 하는 한편 워크아웃 대상기업의 선정작업은 이달 15일까지 모두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정부당국자는 『김대통령이 직접 주재할 이번 정부·재계 간담회의 최대 현안은 재벌그룹의 선단식 경영해체』라며 『정부와 재계가 합의한 조치들이 차질없이 이행될 경우 현재의 재벌체제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재벌개혁은 개별 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며 개혁의 최종 목표는 선단식 경영의 해체』라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 상호지급보증의 조속한 해소와 대규모사업교환(빅딜) 등을 통한 계열기업 축소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는 따라서 현대와 같은 형식의 계열사 분할경영방안과 소유 경영의 분리 등을 골자로 한 선단식 경영해체안을 이번 청와대 간담회에 공식 보고키로 하고 각 그룹별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재계는 또 올 1월13일 김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약속한 사재출연도 구체적인 방법과 출연규모등을 정해 재무구조 개선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총수의 사재출연은 빅딜업종의 순자산가치를 플러스로 만드는 과정이나 워크아웃 기업의 부채감축등에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감위는 논란을 빚고 있는 5대 그룹 워크아웃 대상기업 선정과 관련, 일단 계열 주요 제조업체를 포함하도록 주채권은행에게 지시한만큼 재무구조 개선계획 확정시한인 15일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부채규모가 너무 큰 업체를 워크아웃 대상으로 삼을 경우 출자전환 규모가 커 은행에 부담이 되는 만큼 1,000억∼2,000억원대의 출자전환으로 부채규모가 200% 안팎으로 떨어질 수 있는 기업을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금감위는 그러나 7대업종의 빅딜에 대해서는 이번 간담회에서 큰 그림을 매듭짓고 내년초부터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의춘·유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