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본격적인 하투(夏鬪)에 돌입하면서 개별 사업장의 노사관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수호(사진) 민주노총 위원장이 기업 경영진(사용자)을 대상으로 강연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오는 25일 신라호텔에서 경총 주관으로 열리는 경영조찬 세미나에 참석, ‘민주노총의 노동운동 방향’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총에서 강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총이 이 위원장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 위원장의 이번 강연은 특히 시기적으로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돌입 등 노동계의 하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이번 강연을 통해 노사간 주요 쟁점에 대한 노동계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경영계의 양보를 통한 화합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통해 노사정위원회 개편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큰 틀에서는 이미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노사간 화합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경총을 처음으로 방문, 이수영 경총 회장과 면담을 갖고 노사대표 협의를 정례화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기도 했다.
한편 김대환 노동부 장관과 이수영 회장, 이수호 위원장, 유재섭 한국노총 부위원장 등 노사정 수뇌들은 9일(현지시간) 국제노동기구(ILO) 총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선상(船上) 회동을 갖고 대화와 상생에 바탕을 둔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노사정 대표들은 이날 대화에서 귀국 후 대표자 회의를 통해 노사정회의 개편방안 및 노사관계의 선진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이른 시일 내에 노사정위원회가 정상화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날 밤에도 숙소인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상생과 대화를 주제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정 대표들이 ILO 총회 참석을 위해 제네바를 나란히 방문한 것은 91년 ILO 가입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