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7년만에 박사 딸 수 있게 교육과정 전면개편

학사-박사 연계 새 교육과정 내년 시행

백성기 포스텍 총장

포스텍(포항공대)이 내년부터 교육과정을 박사과정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석사과정을 사실상 없애고 대학원을 석ㆍ박사통합 과정으로 운영해 통상 9년이 걸리던 박사학위 취득기간이 7년으로 2년 가량 단축된다. 이는 학사ㆍ석사 학위의 의미가 사실상 없어지고 4년제 학사과정 위주의 국내 대학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백성기(사진) 포스텍 총장은 2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대학입학 때부터 박사과정까지를 염두에 두고 체계적이고 일관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박사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텍의 새 교육과정은 학사-석사-박사로 이어지는 기존 대학 학위과정을 학사-박사로 재편한 것이 특징이다. 대학 입학 후 2년 동안 기초ㆍ교양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3학년 때 학부만 마치고 졸업할지, 박사과정에 진학할지를 선택하게 된다.

박사과정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학부 3ㆍ4학년 때 이미 대학원 과정과 연계된 전공교육을 받게 되며 학부 졸업 후 석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박사과정(3년)을 밟게 된다. 다른 대학 학부 졸업생들에 대해서도 석사과정은 따로 뽑지 않고 박사과정으로만 선발한다. 이렇게 되면 통상 9년(학부 4년, 석사 2년, 박사 3년)이 걸리는 박사학위 취득 기간이 7년으로 2년 정도 줄어든다. 박사과정 도중에 그만두더라도 일정 기간 이수하면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포스텍은 대학원 진학 보다는 취업과 창업을 원하는 학부 졸업생을 대상으로 5년 과정(학부4년, 석사1년)의‘기술경영석사(Executive Master)’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창의적 기업가로 양성할 계획이다.

이진수 교무처장은“캘리포니아공대(칼텍)나 매사추세츠공대(MIT), 코넬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같은 교육과정을 운영해왔다”면서 “교육과정이 느슨한 기존 학위 체제의 비효율성을 제거해 학부 때부터 박사과정까지의 교육과정을 집중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포스텍은 학생들이 대학원에서 연구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초과학지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학부교육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학부대학 개념의‘포스텍 칼리지’를 신설하고, 학부 1ㆍ2학년 때 수학ㆍ물리ㆍ화학ㆍ생명 등의 공통기초과목(UC)과 이공계 핵심기초과목(STC)을 전공ㆍ학과와 관계없이 총 48점 이상 이수하도록 했다. 또 학생들의 창의성과 리더십 함양을 위해 인문사회분야 강의와 사회봉사활동도 강화하기로 하고 계명대 총장을 지낸 이진우 교수를 인문사회학부장으로 초빙했다.

백 총장은“노벨상에 도전할 세계적 과학기술인재와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의적인 기업가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학사과정 위주의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입시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의 질로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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