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업시장은 시설비나 점포 임차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 1억원 이내로 시작할 수 있는 생계형 소자본 창업과 3억원 이상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고자본 투자형 창업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취업난으로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젊은층과 생계대책을 위한 여성창업자의 증가로 소자본 창업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자금 여력을 갖춘 50대 이상 시니어들이 창업시장에 진입하며 고자본 투자형 창업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취업난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면서 1,000만~2,000만원 정도에 점포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무점포 창업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내환경관리업, 청소대행업 등 확실한 소비시장을 갖고 있는 아이템들이 등장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친환경 실내환경관리업 ‘에코미스트’의 이기현(53) 사장은 “요즘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창업 문의가 들어오는데 그 중 절반 정도가 20대 또는 30대 초반의 청년들”이라며 “1,000만원이면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한파로 남편의 직장이 불안해지고 물가 상승 등으로 가계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주부들도 늘고 있다. 주부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은 치킨전문점이나 분식전문점. 경기도 오산 원동에서 천원우동 분식점 ‘푸딩’을 운영하고 있는 백기명(39)씨는 전업주부로 지내다 아이들 교육비라도 벌어볼 생각으로 지난해 10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상가에 총 9,000만원을 들여 분식점을 차렸다.
한편 퇴직금 등 어느 정도 자금 여력을 갖춘 50대 이상 시니어 계층들의 창업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발맞춰 커피전문점, 어린교육사업, 맥주전문점 등 이른바 중산층 창업 아이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이러한 업종들은 시설비와 점포 임차비용 등을 모두 포함하면 보통 3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대체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중심 상권에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수익 규모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퇴직 후 논현동 영동시장 부근에서 자연냉각 크림생맥주전문점 ‘플젠’을 운영하고 있는 박종성(51)씨는 “초기 투자 부담도 있었지만 퇴직 후 생활 유지를 위한 창업이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