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에이테크

국내 섬유기계 분야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소기업이 일진에이테크(대표 전영도)다. 이 회사는 실을 감는 와인더를 비롯해 원료를 녹여 밀어내는 익스트루더 등 수십개의 섬유기계 부품과 완제품을 국산화, 수입대체에 나서고 있으며 선박용ㆍ발전기용ㆍ제철설비용 기계도 생산, 국내 정밀기계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일진에이테크는 화학섬유 기계설비를 생산해 효성, 휴비스, SK, 코오롱, 새한 등 대기업에 주문생산으로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이들 설비는 이전에 일본과 독일에서 전량 수입되었는데 일진에이테크가 15년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수입대체에 나서게 된 것이다. 전 사장은 “일진에이테크 제품은 외국제품에 비해 품질은 차이가 없으면서도 가격은 30% 가량 저렴할 정도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 대만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오히려 역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유기계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일본의 데이진세이키사, 무라다사, 도레이사 등과도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산업자원부가 주도한 `폴리에스터 초고속 방사기술` 개발에 참여해 섬유분야 핵심기술인 방사설비와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 석유화학 원료에서 실을 뽑아내는 속도를 높이면서 생산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전 사장은 “현재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이 장악하고 있는 최첨단 방사기술을 100% 국산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섬유기계 분야에서 올해 300억원의 매출을 겨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선박용 기계를 만들어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에 공급하고 있고, 발전기용 기계는 두산에, 제철설비 기계는 포스코에 납품하고 있다. 품질검사가 까다로운 이들 대기업이 일진에이테크 제품을 고집하는 것은 그만큼 품질력이 뛰어나고 납기준수가 철저하게 지켜지기 때문. 특수산업용 기계제작과 가공분야에서 간판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3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일진에이테크도 시작은 미미했다. 기계공학을 공부한 전 사장이 지난 79년 서울 구로공단내 소규모 공장에서 캔 금형을 만든 것이 오늘날의 회사로 변한 것이다. 경남 여천공단과 용연공단에 1만3,500평의 부지에서 정밀기계를 만들어내고 있고, 전체 직원 150명중 석ㆍ박사급 10% 가량이 자체 연구소에서 R&D에 몰두하고 있다. 전 사장은 “앞으로 와인더 속도를 높인 고부가 제품을 만들고 섬유 제조업체들의 공정 간소화에 부응하는 생산설비를 개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