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街)의 대표적인 명물이며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돌진하는 황소(Charging Bullㆍ사진)’동상이 매물로 나왔다. 이 동상은 이탈리아 출신 조각가 아투로 디 메디카가 지난 87년 주가가 폭락했던 블랙 먼데이로 실의에 빠져 있던 미국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우기 위해 89년 36만달러를 들여 만들었는데, 이번에 팔기로 한 것이다.
이 동상은 황소 뿔을 손으로 만지면 행운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뉴욕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었다.
메디카는 동상 완성 후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이를 설치하고 ‘미국인의 힘’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선언했지만 당국의 허가를 얻지 못했으며, 결국 NYSE에서 조금 떨어진 보울링 그린에 전시했다. 동상의 무게는 3,171kg, 높이는 4m80cm다.
최고가낙찰방식으로 치러지는 이 동상의 입찰최저가격은 500만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며 회사로고로 황소문양을 사용하고 있는 메릴린치와 라스베이가스 호텔 소유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황소동상의 새 주인은 매입대금만큼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고, 동상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메디카는 “이제 황소를 놓아 줄 때가 됐다”며 “새 주인은 반드시 뉴욕시에 동상을 기증하고 현재 위치에서 옮길 수 없다”고 조건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