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집값 하락세에도 분양 봇물… 막판 '폭탄 돌리기' 주의보

2~3년간 호황을 누렸던 부산ㆍ경남 아파트 시장에 뚜렷한 가격 조정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여느 때보다 많은 신규 단지가 쏟아지고 있어 마지막 '폭탄돌리기'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줄곧 상승세를 보이던 경남 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 11월을 기점으로 2년 7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2009년 3월말 -0.01%를 기록한 이후 지난 11월 중순까지 36.7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중순 이후 -0.01%의 변동률을 보이며 하락세로 접어든 것. 부산 지역 역시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부산 사상구, 북구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은 물론 중소형 주택도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측은 "전용 85㎡ 규모 중소형 아파트의 시세가 가구당 100만~300만원 가량씩 떨어졌다"며 "가격하락폭이 크지는 않지만 최근 2~3년간 오르기만 하던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것에서 분명한 변화가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부산ㆍ경남의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 반전한 것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신규아파트 과잉 공급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영래 부동산114 부산ㆍ경남지사장은 "부산에서는 10월 말 무렵까지 무려 1만5,000여 가구 이상의 신규 분양이 이뤄졌고, 올해 경남 김해와 양산에서도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져 1년 동안 각각 6,000여가구, 9,900가구가 분양됐다"며 "입주시 공급 과잉에 대한 부담에 매수세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매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ㆍ경남지역의 신규 분양시장은 여느 때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부터 연말까지 두달 남짓한 기간 부산ㆍ경남에서는 무려 23개 단지에서 1만 가구 이상의 단지가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것. 지역의 신규 아파트가 여전히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계약률은 겉으로 보이는 청약률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부산 사상구의 H공인 관계자는 "부산의 경우 6개월 만 목돈을 묶어두면 중소형 민영아파트에 필요한 청약예금 1순위를 받을 수 있어 1순위 청약에 대한 부담감이 별로 없다"며 "일단 '묻지마 청약'을 했다가 프리미엄이 안 붙을 것 같으면 계약을 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래 지사장도 "청약률은 수십대 1이지만 막상 초기 계약률은 50%도 못 넘기는 단지도 꽤 많다"며 "기존 아파트 시세가 하락하면 결국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영향이 오기 마련인 만큼 좀 더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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