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공분을 산 인도의 10대 사촌 자매 집단성폭행·살해 사건이 피해자 가족이 저지른 ‘명예살인’일 수도 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州)에서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A.L 반네르지 치안총감은 새로운 증거와 증언을 고려하면 살해된 자매가 친척들에게 살해당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14, 15세 사촌 자매 가운데 1명만 성폭행당한 것으로 드러났고, 자매가 나무에 매달리기 전에 이미 목 졸려 숨졌다며 “이번 살해에 다른 동기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A.L 반네르지 치안총감은 또 용의자들의 통화기록을 조사할 것이며, 이들에게 마취제를 주사해 무의식 상태에서 자백을 받는 ‘마취 분석’(Narco-analysis)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해 자매는 지난달 27일 우타르프라데시 바다운 지역에서 들판에 용변을 보러 갔다가 남성들에게 성폭행당한 뒤 망고나무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후 이 사건 용의자 5명 가운데 3명을 집단 성폭행 및 예비살인 혐의로 체포하고 달아난 2명을 쫓고 있다.
현지 경찰관 2명도 피해자가 인도 카스트(계급)의 최하층인 불가촉천민이라는 이유로 실종 수사를 거부하다 함께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인도 전역에서 성폭행 사건과 여성권리에 대한 우려가 번졌고 수백여명의 시위대가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