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의 업종 대표주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킨다(?).’
외국인들이 철강ㆍ운송ㆍ화학ㆍ금융 등 그동안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늘려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4월 930선대에서 최근 730선대로 200포인트나 무너졌지만, 외국인 누적순매수 규모는 오히려 지난 4월 최고치 수준을 넘어섰다.
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들어 지난 6일까지 11조8,3000억원이 넘는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4월말의 11조5,843억원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최근 고유가와 테러위협 등으로 개인들이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매수 규모를 더 늘리고 있다. 최근 8영업일 동안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7월 이후 5일만 주식을 팔았다.
매수종목은 업종 대표주에 집중됐다. 7월 이후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POSCO로 1,600억원 넘게 사들였다. 국민은행 891억원ㆍ하나은행 889억원ㆍ한국전력 776억원 등도 매수세가 집중됐고, 현대차 627억원, 한진해운 576억원, 삼성SDI 544억원 등 500억원을 넘는 순매수 종목이 7개에 달했다. 현대모비스ㆍ호남유화ㆍLG화학 등도 400억원을 넘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수가 우량주의 급락을 완화해 주는 완충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 투자자들은 기업의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규모를 늘려가다가 주가가 오르면 이익실현에 나선다”며 “단기적인 모멘텀보다는 기업의 펀더멘털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장기 투자하는 길이 수익률을 높이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세는 저평가 종목에 집중됐다”며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다고 해석하기보다는 주가하락으로 축소된 보유비중을 메우기 위한 매수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