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 오보 막아라" 대기업 대책마련 부심

글로벌 경영 급진전따라 추측보도 피해 잇달아
홍보인력 대폭 확충나서

국내 대기업에 ‘외신 경계령’이 내려졌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급진전되면서 해외 언론의 ‘대형 오보’가 잇따라 터져 나오는가 하면 민감한 경영현안마저 무분별하게 공개되는 바람에 투자계획에 차질을 빚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최근 인도 제철공장 설립, 동유럽 자동차공장 추진 등과 관련된 해외언론의 추측성 보도로 피해가 확산되자 해외언론 담당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해외 홍보업무 시스템을 조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얼마전 인도제철소 건설을 둘러싼 해외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한때 비상이 걸렸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지난 16일 호주의 광산개발업체인 BHP 빌리턴이 포스코와의 인도 합작 프로젝트에서 손을 뗐다고 전했다. 하지만 BHP사는 곧바로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포스코와의 인도 프로젝트와 관련해 어떤 확언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FT의 기사는 결국 오보로 판명됐다. 기아차도 지난해 해외공장 후보지로 슬로바키아와 폴란드를 놓고 고심중인 과정에서 폴란드 현지 언론이 “현대차가 폴란드를 최종 후보지를 결정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결국 기아차는 이 보도와 달리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세웠다. 국내기업들이 내부적으로 검토중이거나 극비리에 추진중인 사안이 해외언론을 통해 드러나면서 진통을 겪는 사례도 적지않다. A사는 올해초 수익성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특정 사업분야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로 골머리를 앓았다. A사 관계자는 “회사 기밀사항일 뿐만 아니라 노조와의 대화도 거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추측보도가 타전되면서 회사가 입은 피해는 막대하다”고 토로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기업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언론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잘못된 보도나 추측성 보도로 입는 피해가 적지않은 만큼 기업들의 주도면밀한 홍보기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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