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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사이버대학에 진학해 열심히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개발해 작으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11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있는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가진 '희귀난치성질환 학생들을 위한 학습용 보조기기 지원식'에 참석한 장민기(18)군은 "근이영양증이라는 질환으로 몸의 모든 부위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다 보니 혼자서 책을 펴고 공부를 하거나 필기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제 데스크톱 PC를 활용해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공부를 맘껏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무척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휠체어 생활을 하며 주로 인터넷 강의를 통해 학습하고 있는 그는 "사이버대학에 입학해 제가 하고 싶었던 프로그래밍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근육이 퇴화돼 오른손으로 마우스 클릭 정도만 가능하고 호흡근도 약해져 밤마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있는 임보균(25)군은 "아무래도 모니터와 같은 학습용 보조기기 없이 공부할 때는 모르는 내용이나 단어를 검색하고 컴퓨터에 메모하려면 창을 열고닫는 데 2~3시간이 걸리는 등 문제가 많았다"며 "확장된 화면의 노트북으로 관심 분야인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에 대한 책을 읽고 에버노트나 구글닥을 활용해 메모하면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책장을 넘기기 힘들어 모든 내용을 혼자 힘으로 디지털화해 읽고 있는 그는 "빅데이터 전문가가 돼 힘든 상황에서 공부하고 있는 장애인 친구들을 돕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한화생명 등 18개 생명보험회사가 지난 2007년 공동으로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인 생보재단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총 293명의 희귀난치성질환 학생들에게 모두 8억원 규모의 안구마우스와 페이지터너(자동책장넘기기), 노트북, 틸트수동휠체어 등 학습용 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안구마우스는 컴퓨터 입력장치의 사용이 불가능한 중증환자들이 눈동자의 움직임에 따라 마우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이다. 페이지터너를 활용하면 침대에 누운 자세에서도 리모컨으로 책장을 넘기는 것이 가능하다. 생보재단 관계자는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은 학습을 위해 보조기기가 필요하지만 어떤 보조기구가 자신에게 적합한지 판단하기가 어려운데다 대부분의 보조기기가 고가의 제품이라 경제적 부담으로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원사업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유석쟁 생보재단 전무와 박춘선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이날 열린 지원식에서는 모두 1억원의 보조기기가 38명의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유 전무는 "희귀난치성질환 학생들이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계속 학습용 보조기기를 지원해 학생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