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수도권 공천심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 측 김무성(오른쪽) 최고위원이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이방호 사무총장 맞은편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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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공천심사 대상을 2~4배수로 압축하는 이른바 ‘컷 오프’ 작업에 돌입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단순히 압축일 뿐 확정된 명단은 아니라는 게 공천심사위원회의 설명이지만 탈락자들은 “계파별 나눠 먹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또 공천심사 결과에 따라 친(親)이명박 대 친(親)박근혜 인사의 대립 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 ‘계파별 나눠 먹기식’ 공천 논란=당 공심위는 공천 신청자를 각 지역별로 2~4배수로 압축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18일 공심위에 따르면 서울 48개 지역은 압축 작업이 완료됐으며 경기 지역도 대부분 2~4배수 압축 작업을 끝냈다.
명단을 두고 당내에서는 공천이 계파별 지분 나누기에 대한 물밑 합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단수후보 확정 지역에 친이(親李) 인사가 대거 포진했지만 박 전 대표 측이 특별히 문제 삼지 않고 있는 점이 이런 주장의 근거로 작용한다.
탈락자들의 반발도 이런 점을 성토하는 쪽으로 맞춰졌다. 서울 지역 공천 압축에서 탈락한 한 인사는 “공천 신청자들의 자질과 능력보다 계파별 안배 리스트가 작동하고 있다”며 양측 계파 수장들을 비난했다.
◆ ‘물갈이’ 살생부 소문 떠돌아=당내에서는 공천을 주도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이 현역 의원 30여명을 ‘물갈이’할 살생부를 만들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당선인 측과 박 전 대표 측 인사가 각각 10여명씩 물갈이 대상에 들어갔다는 내용으로 공심위 측은 부인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흉흉하다.
여기에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지난 2006년 이후 징계를 받은 인사 50여명의 명단을 공심위에 넘겨 물갈이설이 확산되고 있다.
명단에는 이 당선인 측 정두언ㆍ박계동 의원과 박 전 대표 측 김무성ㆍ송영선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인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리위 징계를 받은 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당에서 온 사람, 해당 지역에 연고가 없는 사람은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현역 의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 주말 영남 지역 심사가 고비=당 공심위는 이날 인천과 경기 안성ㆍ김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면접심사를 진행해 수도권 면접심사를 마쳤다.
공심위는 강원과 충청ㆍ호남ㆍ제주ㆍ영남의 순으로 이번주 말까지 면접심사와 지역별 ‘컷 오프’를 마칠 계획이다.
당의 텃밭인 영남권 심사 일정이 잡혀 있는 주말이 공천심사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親朴) 측 인사들이 영남에 대거 몰려 있어 이들에 대한 ‘컷 오프’ 결과에 따라 당내 공천 파열음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