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볼루션(LTE) 2,000만 시대는 기쁜 일인데, 급증하는 트래픽(인터넷 사용량)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걱정이네요." 요즘 국내 이동통신사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지난해 이통사들은 '피코셀' '멀티캐리어' '쿼드 안테나'처럼 이름도 생소한 통신 기술을 잇따라 도입했다. 늘어나는 LTE 가입자와 그에 따라 지난 1년간 1,000% 가까이 폭증한 LTE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신기술들이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안심할 수 없다. 곧 LTE 스마트폰 가입자 2,000만명 시대가 도래하고 그에 따른 트래픽 증가가 불을 보듯 뻔한 탓이다. 이 때문에 최근 이통사의 최대 관심사는 새 주파수와 차세대 LTE 서비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ㆍ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는 각각 890만명, 488만명(6일 기준), 491만명(2월 말 기준)으로 1,870만여명에 달한다. 1월 전체 LTE 가입자 수가 1,725만여명이었음을 감안하면 한 달 새 150만명이나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내 2,000만명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의 약 60%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011년 7월에, KT는 2012년 1월에 각각 LTE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수익 측면을 보면 LTE 가입자가 많아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트래픽이다. 지난해 1월 2,838TB였던 LTE 데이터 트래픽은 1월 3만355TB로 3세대(3G) 데이터 트래픽의 1.5배를 넘어섰다. 1년 동안 970%나 늘어난 숫자다. 같은 기간 동안 3G 데이터 트래픽은 2만707TB에서 1만9,996TB로 줄었다. LTE는 1인당 데이터 이용량도 3G보다 많다. 3G 보다 속도가 빠른 탓에 LTE 스마트폰ㆍ태블릿PC로 실시간 동영상을 시청하는 이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1인당 데이터 이용량은 1월 기준으로 3G가 1,359MB, LTE가 1,844MB였다. 이통 3사가 추가 주파수 경매를 기다리는 것도 이런 연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를 많이 확보할수록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하고 더 많은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언제쯤 추가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1.8㎓와 2.6㎓ 주파수의 경매 계획을 2월 확정할 것으로 점쳤지만 정부 조직개편이 늦어지면서 경매 방식 등이 언제 정해질지 불투명해진 상태다. 방통위 측은 "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이 얼마나 빨리 결정되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처럼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이통사들은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그 중심에LTE 어드밴스드(Advanced)가 있다. LTE 어드밴스드는 LTE보다 2배 빠른 속도(150Mbps)를 내는 차세대 통신 서비스다. 이 서비스 상용화 시기를 두고 이통사 간 경쟁이 붙었다. 2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9월께 LTE 어드밴스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LTE 어드밴스드를 SK텔레콤보다 늦게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서두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 어드밴스드 서비스에 필요한 기술은 사실상 다 갖춰졌다"며 "관건은 LTE 어드밴스드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가 출시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