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업부예산 10%씩 감축 나서/충원도 극소화… 올 1천2백명만/이 사장 “마른수건 짜는 기분” 고충「과연 가능할까.」
한국통신이 지난주 「1조원 예산절감안」을 발표했을때 시민들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정부가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내놓은 예산절감액이 1조원인데 일개 공기업이 이에 맞먹는 규모의 예산절감을 할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물론 다른 공기업들에도 파급영향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통신의 예산절감 작업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통신은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예산(9조3천2백24억원) 중 10.7%인 1조원을 절감키로 하고 최근 이정욱 부사장이 중심이 돼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한통은 이미 각 사업부 예산을 10%씩(총 2천34억원) 줄이기로 하고 연초 설정한 예산에 대한 수정작업을 마쳤다. 또 사업부별로 발행하던 소식지를 회사차원에서 발행하는 1종류만 남기고 전면 중단키로 했으며 직원 교육시 호텔이나 콘도등 외부장소 이용을 금지하고 자체 연수원과 수련관을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했다.
한통은 특히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올해 정년퇴직자 5백44명, 자연감소자 1천5백75명 등 2천1백19명의 충원 대상인원 중 56%에 불과한 1천2백명만을 충원키로 했다.
이계철 사장은 『마른 수건을 짜는 기분』이라며 『1조원 절감목표에 못미치더라도 최소 5천억원 절감은 가능할 것이며 직원들에게 분발심을 자극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통의 이같은 노력은 최근 총리실의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대통령비서실, 국회, 대법원, 감사원, 외무부, 문체부, 국세청 등 17개 정부기관이 올들어 단 1원의 예산절감 실적도 없었다는 사실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백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