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자기관에 대한 배당성향을 계속 높여가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앞으로 3년간 정부에 배당해야 할 금액이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이 2017년까지 3단계 건설사업을 위해 4조9,000억원을 자체 조달해야 하는 등 자체 자금수요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정부의 이 같은 배당성향 확대는 출자기관에 지나치게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기획재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올해 배당성향은 32.01%로 확정돼 1,980억원을 정부에 배당하게 됐다. 지난해 배당금(1,380억원)과 비교하면 43% 증가한 수치로 정부출자기관 중 가장 많은 액수이다. 기재부는 출자기관에 대한 배당성향 목표를 단계적으로 늘려 2020년까지 40%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인천공항의 배당금 지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가운데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돌아간 비율을 뜻한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배당성향이 29.26%를 기록했고 올해는 32.01%까지 늘어났다. 기재부의 방침대로라면 인천공항의 배당성향은 2017년에 4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184억원. 인천공항은 앞으로도 매년 6,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2017년까지 3년 동안 6,000억원 이상을 정부에 배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인천공항이 오는 2017년까지 3단계 공사를 추진하고 있어 재정 압박에 시달린다는 점이다. 인천공항은 올해 1조2,000억원, 내년 1조7,000억원, 2017년 1조7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총 4조9,303억원을 투입해 제2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여객계류장 등을 건립하는 3단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을 완공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처리량은 기존 4,400만명에서 6,200만명으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의 1단계 건설사업(1991년~2001년) 당시 총 사업비 5조6,323억원 가운데 40%인 2조2,529억원을 지원했고 2단계 건설사업(2002년~2008년) 당시 총사업비 2조9,688억원 가운데 35%인 1조391억원을 지원했지만 이번에는 지원 없이 인천공항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도록 했다.
인천공항은 재원 마련을 위해 3단계 건립자금 4조9,000억원 가운데 2조2,200억원을 자체 유보금으로 충당하고 2조6,800억원을 채권 발행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의 지난해 연말 기준 부채비율은 35.3%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50%를 넘어서고 2017년에는 78%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3단계 공사가 완공되는 시점이면 부채율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도 정부가 인천공항에 지나치게 부담을 지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인천공항에 재정 지원 없이 배당금을 계속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인천공항의 부채 증가가 과도하지 않도록 정부가 재무건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