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호 챔피언 최경주(44·SK텔레콤)가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에서 세계연합팀의 수석 부단장으로 활약한다. 최경주는 대회 흥행과 세계연합팀의 연패 탈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미국 PGA 투어는 5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리지데일에서 2015년 프레지던츠컵 미국대표팀과 세계연합팀의 단장을 발표했다. 미국대표팀 단장에는 제이 하스(61·미국), 세계연합팀 단장에는 닉 프라이스(57·짐바브웨)가 선임됐고 프라이스는 최경주에게 수석 부단장(Vice Captain)의 임무를 맡겼다. 미국팀 부단장으로는 프레드 커플스(54·미국)가 뽑혔다.
프레지던츠컵은 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팀과 미국팀이 2년마다 대결하는 빅이벤트다. 미국팀과 유럽연합팀이 맞붙는 라이더컵과 함께 양대 대륙 간 골프대항전으로 꼽힌다. 1994년 창설된 프레지던츠컵은 12명씩으로 구성된 미국과 세계연합팀이 나흘간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승부를 가린다. 대회 명칭에서 보이듯 개최국의 전 현직 행정 수반이 명예 대회장을 맡는 게 관례다.
한국은 2011년 11월 이 대회를 유치했고 내년 10월8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펼쳐진다. 미국과 미국 이외 지역에서 번갈아가며 열리는데 아시아는 물론 비영어권 국가에서 유치하기는 한국이 처음이다.
최경주는 수석 부단장으로 단장과 함께 선수를 선발하고 대진을 작성하는 등의 일을 하게 된다. 프라이스 단장은 이날 "최경주는 풍부한 아이디어와 조언으로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으로 향하는 우리 팀에게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험이 많은 최경주가 직접 선수로 경기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프라이스 단장은 "현재 프레지던츠컵 포인트 랭킹 19위인 최경주가 내년 가을 전에 10위 내로 진입하면 당연히 선수로 뛸 것이고 단장 추천으로라도 경기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2003년 대회 때 아시아 선수 최초로 출전했고 2007년과 2011년까지 3차례 프레지던츠컵 무대를 밟았다. 프라이스 단장 역시 통산 1승1무8패로 절대 열세인 세계연합팀의 승리를 위해 베테랑 최경주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른 아시아 선수들의 출전 전망도 밝다. 지난주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미국 PGA 투어 첫 우승을 거둔 일본의 신성 마쓰야마 히데키(22)가 프레지던츠컵 포인트 3위, 통차이 자이디(태국)가 6위에 올라 있다. 김형성과 노승열·박성준·배상문 등도 4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최경주는 이날 행사에서 "기쁨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히고 "프레지던츠컵의 첫 한국 개최가 아시아의 골프 문화와 골프 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