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最古)의 골프대회이자 남자골프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42회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 오픈)의 최종 라운드 대결이 강호들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 펼쳐졌다.
21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굴레인의 뮤어필드 골프링크스(파71ㆍ7,192야드). 최종 4라운드는 시작 전부터 복잡한 심리전을 예고했다. 스코어를 기준으로 짜여진 얄궂은 조 편성 때문이었다.
3라운드까지 유럽의 강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중간합계 3언더파 210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헌터 매헌(미국)과 타이거 우즈(미국)가 2타 차 공동 2위(1언더파)에 올랐고 이어 1타 차 단독 4위에 애덤 스콧(호주ㆍ이븐파)이 자리했다. 이에 따라 웨스트우드와 매헌이 마지막 조에서, 우즈와 스콧이 바로 앞 조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특히 우즈는 예전에 자신과 13년간 호흡을 맞췄던 스콧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와 얼굴을 맞대는 부담감을 안아야 했다. 윌리엄스는 1999년부터 우즈의 메이저대회 14승 가운데 13승을 도왔다. 하지만 2011년 우즈가 결별을 통보한 뒤 감정 섞인 말이 오가는 등 껄끄러운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 통산 14승을 모두 최종일 선두로 출발한 끝에 달성한 우즈는 이번에 첫 역전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와 맞대결을 벌인 스콧은 올해 마스터스에서 윌리엄스와 협력해 호주에 첫 그린재킷을 선물했다.
챔피언 조의 웨스트우드와 매헌은 같은 스윙 코치를 두고 있다. 우즈, 그리고 올해 US 오픈에서 우승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을 지도하고 있는 숀 폴리(캐나다)가 그 주인공이다. 웨스트우드는 이번 대회 직전 "골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찾기 위해 함께 하기로 했다"며 폴리 군단에 합류했다. 웨스트우드는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직전까지 출전한 통산 61차례 메이저대회에서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매헌은 지난달 '코스와의 전쟁' US 오픈 공동 4위에 오른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멀리 똑바로 때리는 샷을 앞세워 꾸준한 플레이를 펼쳤다.
한편 3라운드까지 최경주(43ㆍSK텔레콤)와 양용은(41ㆍKB금융그룹)은 나란히 8오버파로 공동 46위에 자리했다. 김경태(27ㆍ신한금융그룹)는 공동 79위(13오버파)로 처졌다. 일본 투어 '괴물 신인' 마쓰야마 히데키(21)는 3라운드에서 슬로 플레이로 1벌타를 받은 끝에 공동 11위(3오버파)에 올랐다. 상위권을 달렸던 마틴 레어드(스코틀랜드)는 2번홀(파4)에서 러프를 전전하다 5타나 까먹어 퀸튜플보기를 적어낸 탓에 공동 51위(9오버파)로 미끄럼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