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알면 비보이 춤 더 재밌죠"

삽화 통해 줄거리 전달 '마리오네트' 3차 공연


스토리를 춤으로만 표현한다? 비보이들의 지나친 자신감은 무대를 '의미를 알기 어려운 춤의 향연'으로 만들었다. 공연을 본 뒤 관객들은 '근데 무슨 내용이래'라고 되묻는 게 다반사였던 것. 지난 두 번의 공연에서 문제점으로 제기된 '스토리 강화'가 '마리오네트' 3차 공연에서 깔끔하게 해결됐다. 막과 막 사이에 사용된 대형 일러스트 삽화를 통해 관객들은 스토리를 보고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KBS TV동화 '행복한 세상'을 연상시키는 삽화는 공연에 가장 잘 들어맞는 장치다. 춤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말'과 '대사'가 아닌 '영상'과 '그림'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공연의 의미와도 부합하기 때문. 다채로운 영상에 유머적 요소를 삽입하면서 공연의 질도 한층 높아졌다. 블랙라이팅(검은 조명) 아래 흰 마스크, 흰 장갑을 이용해 마법 같은 영상 효과를 내는 매직쇼는 '춤 이외에 볼거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객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극중 여자 주인공이 마리오네트 공연을 보는 관객이라는 점에 착안, 실제 관객을 소품 하나를 통해 여자 주인공으로 만드는 상황 설정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음악의 변신도 새로운 변화로 평가 받는다. 힙합 대신 사용한 클래식 음악은 동화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연출하고 있다. 10년째 비보이 팀 '익스프레션'을 이끌고 있는 이우성 단장이 영화 '아멜리에' OST를 듣고 구상했다는 음악은 격렬하면서도 서정적인 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커튼 콜 이후에 앵콜을 외치면 화려한 비보잉 공연을 추가로 감상할 수 있다. 대학로 더 굿 씨어터에서 종영일을 정하지 않은 오픈런 방식으로 공연된다. (02)3448-4340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