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 성장률이 우려했던 대로 2.7%라는 저조한 수준에 그쳤다.
작년말 담배값 인상으로 인한 돌발 변수로 성장률이 기대보다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기조를 조금도 탈피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간소비가 그나마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회복속도는 아직 더딘 편이며 여전히 수출이 외롭게 성장의 버팀목을 하고 있어 하반기 이후의 본격적인 경기회복이이뤄질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분기 성장률 1년반만에 최저..성장둔화 추세 뚜렷 1.4분기 실질 GDP성장률이 2.7%로 추락한 것을 두고 한은은 `담배 효과'라는 불규칙 요인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담배 사재기 후유증을 감안하더라도 `저성장'에대한 우려를 씻어내기는 힘들다.
담배요인을 제거한 성장률은 3.1%로 추정되지만 이는 작년 연중 최저치였던 4.4분기 성장률 3.3%보다 낮은 수준이다.
2%대 성장은 2003년 3.4분기 이후 1년반만에 처음이다.
한은이 올해 4.0% 성장률을 예상하면서 상반기 3.4%, 하반기 4.4%의 예측치를설정했다.
1.4분기가 2.7% 성장에 그침에 따라 산술평균적으로 2.4분기에 4.1%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상반기 전망치 3.4%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성장세가 2.4분기에도 횡보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에 상반기 3.4% 성장률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절조정을 거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작년 2.4분기 0.6%,3.4분기 0.8%, 4.4분기 0.9% 등의 상승세가 올들어서는 아래로 꺾인 형국이다.
물론 담배요인을 제거하면 전기대비 성장률이 0.7%라고 하지만 작년 하반기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여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원유도입 단가가 올해 1-4월중 작년 대비 배럴당 11달러나 급등, 성장률하락요인으로 작용하는데다 위안화 재평가, 북핵 리스크, 선진국 경기 둔화 등 외적요인은 하나같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올해 4% 성장 목표달성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민간소비는 미미한 회복세
전체 성장지표는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그동안 성장의 발목을 잡아온 내수경기가 조금이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다행이다.
민간소비지출은 1.4% 증가, 작년 4.4분기의 0.6%에 이어 2분기 연속 증가했으며증가폭도 커졌다. 특히 가계소비지출도 1.3% 증가했다.
다만 소비경기 회복세의 선행지표격인 내구재 소비는 작년 4.4분기 1.3% 증가에서 올해 1.4분기에는 0.5% 증가에 그친 점은 불안한 요소다.
준내구재 소비는 1.4분기중 2.9% 감소,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대기업들이 작년말과 올해 설연휴를 앞두고 특별상여금을 지급함으로써 모피의류와 디지털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백화점 매출 증가를 촉발시켰던 이른바 `특상경기'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는 증가세, 건설투자는 여전히 부진 설비투자는 1.4분기중 3.1% 증가해 작년 연간 증가율 3.8%를 밑돌았다.
그러나 이는 선박과 항공기 등에 대한 투자가 대폭 감소, 운수장비투자 증가율이 -11.9%를 나타냈기 때문이며, 일반기계와 정밀기계, 전자전기기기 등 기계류 투자는 6.8%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그러나 건물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 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상업용 건물 등 비거주용 건물건설 투자도 줄어 작년 동기에 비해 6.2% 감소했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재정의 조기집행에 힘입어 4.0% 증가했다.
이로써 건설투자는 2.9% 감소, 작년 4.4분기의 3.4%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증가율 한자릿수로 둔화 물량을 기준으로 한 상품수출은 8.1%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 2002년 1.4분기의 1.
4% 증가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상품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수입증가율 역시 3.1%에 불과, 2003년 3.4분기의 7.8% 이후 6분기만에 다시 한자릿로 둔화돼 수입부문이 내수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수출증가율의 둔화가 예상보다는 크지 않은데다 여타 소비.투자 등의 부문에 비해서는 여전히 수출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1.4분기중 147.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아직도 내수회복이 더딘 가운데 수출이 그나마 성장률을 떠받치는 중추적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역조건 악화로 분기 무역손실 사상 최대
원화를 기준으로 한 수입품 가격 하락보다 수출품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함으로써교역조건이 악화돼 그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1.4분기중 10조756억원으로 분기기준으로 사상 최대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실질국내총생산에서 무역손실을 뺀 실질국내총소득(GDI)의 증가율은0.5%에 불과, 4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은은 그러나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가격이 기술발전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