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김종현, 마지막 한 발로 역전 쐈다

올림픽 첫 출전 '대형 사고'… 남자 소총 20년 만에 메달
금 3·은 2 역대 최고 한국 사격, 화려한 마무리

소총에서도 메달이 터졌다.

한국 남자소총 국가대표 김종현(27ㆍ창원시청)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울위치의 왕립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사격 남자 50m 소총 3자세 결선에서 귀중한 은메달을 따냈다. 결선 10발에서 101.5점을 쏜 김종현은 본선(1,171점) 합계 1,272.5점으로 2위에 올랐다. 김종현의 메달은 강초현의 2000 시드니 대회 은메달 이후 12년 만의 올림픽 소총 메달이자 남자소총으로는 이은철의 1992 바르셀로나 대회 금메달 이후 20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다.

이로써 한국 사격은 진종오의 2관왕과 김장미의 금메달, 최영래의 은메달을 포함해 금 3개, 은메달 2개의 역대 최고 성적을 내고 화려하게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역대 올림픽에서 사격이 일군 통산 메달은 금 3개, 은 5개, 동메달 1개였다. 한 대회에서 이전까지의 합산 메달에 버금가는 무더기 메달을 쓸어 담은 것이다.

마지막 날 김종현의 은메달은 동메달을 극적으로 은빛으로 바꾼 것이어서 더욱 짜릿했다. 6발째까지 2위를 유지하던 김종현은 7발째를 쏜 뒤 3위로 밀렸고 2위인 매슈 에몬스(미국)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졌다. 마지막 발을 앞두고 2위와의 격차는 1.6점. 재역전은 어려워 보였고 잘못하면 동메달도 뺏길 위기였다. 하지만 마지막 한 발에서 운명이 엇갈렸다. 김종현이 10.4점을 쏜 반면 에몬스는 생각지도 않게 7.6을 뚫었다. 결국 1.2점차로 김종현의 대역전. 김종현이 만세를 부르는 사이 1,271.3점으로 동메달로 밀린 에몬스는 망연자실해했다. 금메달은 본선과 결선에서 연속으로 대회 신기록을 작성한 이탈리아의 니콜로 캄프리아니(1,278.5점)의 차지.

결선 10발 가운데 2발을 제외하고 8발을 10점 이상에 적중시킨 김종현은 경기 직후부터 시상식까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올해 1월 도하 아시아선수권에서 각각 따낸 은메달이 국제대회 최고 성적이었던 김종현은 특유의 기복 없는 플레이로 마침내 '대형 사고'를 쳤다. 그동안 '남자소총 국내 1인자' 한진섭(31ㆍ충남체육회)에 밀려 빛을 못 봤지만 한진섭이 9위로 결선에 오르지 못하자 '에이스' 완장을 대신 끼고 한국 사격의 이번 대회 5번째 메달을 기어이 꽉 깨문 것이다. 올해 4월 프레올림픽에서 본선 탈락했고 최근 뮌헨 월드컵에서도 4위에 그쳐 주위의 기대를 낮췄던 김종현은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보란 듯 큰일을 내며 한국 사격의 또 다른 대들보로 우뚝 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